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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이 말하는 폐족이란
게시물ID : sisa_847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우러지다
추천 : 4/6
조회수 : 87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2/13 0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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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의 '폐족']참여정부 평가포럼은 2007. 12. 26. 활동종결을 선언한다. 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이었던 안희정은 같은 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우리는 폐족(廢族)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당시 안희정이 홈페이지에 남긴 글은 두고 두고 회자된다. 안희정에 대한 비판 글에 종종 인용되고 있다.

안희정, 그는 어떤 의미로 '폐족'이라는 말을 썼을까?

'폐족' 그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안희정이 다산 정약용이 전남 강진에서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너희는 지금 폐족이다'라고 쓴 글귀를 인용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정약용은 폐족이 되어 살아가야 하는 자식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폐족은 절망이다. 절망하는 아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청족(깨끗하고 이름있는 선비집안)으로 있을 때는 비록 글을 잘하지 못해도 혼인도 할수 있고 군역도 면할수 있지만 폐족으로서 글까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글 하는 일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할수 있을지 몰라도 배우지 않고 예절을 모른다면 새나 짐승과 하등 다를 바 있겠느냐폐족 가운데서 왕왕 기재가 많은데 이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고 과거 공부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니 과거에 응할수 없게 됐다고 해서 스스로 꺼리지 말고 경전 읽는 일에 온 마음을 기울여 글 읽는 사람의 종자까지 따라서 끊기게 되는 일은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

정약용은 이렇게 말을 덧붙인다." 무릇 부하고 귀한 권세 있는 집안은 눈썹을 태울 정도의 급박한 재난을 당하여도 느긋하게 걱정없이 지내지만, 재난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먼 시골 깊은 산속으로 몰락하여 버림받는 집안이야 겉으로는 태평이 넘쳐흐르는 듯하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근심을 못 떨치고 살아간다고 말한다.그 이유를 살펴보면 그늘진 벼랑 깊숙한 골짜기에는 햇볕을 볼 수 없고, 함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은 모두 버림받은 쓸모없는 사람으로 원망하는 마음만 가득찬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가진 견문이란 실속없고 비루한 이야기뿐이다.진정으로 바라노니, 너희들은 항상 심기를 화평하게 하여 벼슬길에 있는 사람과 다르게 생활해서는 안된다. ...천리는 돌고 도는 것이니 한번 넘어진 사람이 반드시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하루 아침의 분노를 이기지 못하여 서둘러 먼 시골로 이사가 버린다면 무식하고 천한 백성으로 일생을 끝마치고 말 뿐이다."

정약용은 폐족이라는 절망에 좌절하지 말고, 그 시련을 딛고 일어서기 위한 각오를 아들에게 말하고 있다. 그는 아들들에게 우리는 폐족이다라는 말을 던짐으로써 극한의 상황에서 다시 일어나야 하는 현실을 일깨워준 것이다.

돌아와서 안희정의 말을 살펴보자.민주개혁세력이라 칭해졌던 우리 세력이 우리 대()에 이르러 사실상 사분오열, 지리멸렬의 결말을 보게 했으니 우리가 어찌 이 책임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 새로운 시대로, 새로운 세력으로 우리를 이끌고 정립시켜야 할 책임을 우리는 완수하지 못했습니다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이 노력이 국민과 우리 세력 다수의 합의와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우리는 우리 모두의 변화와 개혁에 실패했습니다

안희정의 뒷말은 전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폐족을 선언한 뒤 정약용이 아들에게 바랬던 것처럼 분노를 이기고 원망하는 마음을 없애고 변화와 개혁의 완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보수와 진보의 양진영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안희정은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다진 각오를 행동으로 실천했다. 민주당이 그와 친노를 외면할 때도 분노와 원망을 멀리했다. 민주당의 최고위원이 되고, 충남도지사가 되었다.

안희정이 말한 페족은 패배선언이 아니다. 그가 말한 폐족은 친노의 화려한 부활에 대한 스스로의 가열찬 다짐이다. 그가 10년전 마음속으로 품었던 국민과 우리 세력 다수의 합의와 지지를 얻어 변화와 개혁의 완성을 실현하고자 했던 다짐. 안희정의 그 다짐은 노무현을 사랑하고 지지했던 우리의 다짐이자 희망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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