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 생신 축하 잔치가 있었죠. 60세 환갑 잔치였을겁니다.
부산의, 제 느낌엔 대청동쪽의 피로연 전문 뷔페였는데 코모도 호텔일수도 있구요.
3살? 4살쯤이었습니다.
친지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부모님은 정신이 없었고, 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죠.
심통이 났습니다. 그리고 매우 갑갑했어요.
계절은 여름 아니면 겨울이겠지만
저녁이 쌀쌀했기 때문인지, 감기를 잘 앓아서 그랬는지
부모님은 저를 완전 따뜻하게 입혀 놨었죠.
사람들 발에 채이지 않게 부모님 언저리에서 맴돌며,
어떻게 부모님 관심을 나한테 가져올까,
이상황을 벗어날수 있는 방법이 뭐지?
제 또래의 사촌들과 어울려 놀 생각은 않고 이런 생각 뿐이었죠.
저는 곧 결심을 굳혔고, 부모님께 약간의 시간을 드렸습니다.
협상은 결렬되었고, 제 분노는 물리적으로 표출이 되었죠.
그런데... 이걸 어떻게 처리하지?
에라 모르겠다 싶어. 그 자리를 벗어나 사촌 형제들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뭘 하면서 놀았는지 모르겠어요. 잘 놀았겠죠.
시간이 지나 이모가 저를 데롱데롱 들어 부모님께 왔습니다
얘한테서 똥냄새 난다. 싼거 아니가?
식장 한켠에서 퍼진 똥내음이 주변을 물들였고...
저는 바라던대로 부모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옷을 벗고 안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