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영리화 간단히 설명드립니다.

민영화니 영리화니 여러 가지 얘기가 많은데, 분야를 나눠보자면 다음 세 분야입니다.

의료공급 = 병원운영 / 의료지불 = 의료보험 / 의료감시 = 심평원 

일단 우리나라 상태를 간략히 보자면

의료 공급 = 병원 운영 

주체는 민영화 상태지만, 공적 규제가 강하게 걸려있습니다. 즉, 병원장은 국가가 아닌 개인이지만 모두 비영리법인으로만 설립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번 돈은 모두 병원에 재투자해야 해요.

의료 지불 = 의료보험은 현재 국영입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모든 병원이 강제 가입되어 있고, 따라서 국가 건강보험만 들어놓으면 모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곁다리로 치아보험, 실손보험 등등이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의료감시 = 심평원 

국영인데 ... 의료 수가를 결정하는 기관입니다. 의료보험에서 병원으로 어디까지 얼마나 가격을 지불할 것인가에 대한 건데 사실 일반인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할수도 있고, 공급과 수요 사이의 균형(=가격)을 결정한다는 데서 큰 관련이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일단 패스

민영화와 관련해서 가장 재앙적인 사태는

의료지불 = 의료보험이 민영화되어버리는 겁니다.

간단히 말하면 럭셔리 삼성건강보험 월 30만원짜리 든 사람 아니면 삼성병원 못가고

서민보급형 월 3만원짜리 건강보험 든 사람은 폐가같은 흉흉한 쩌리 병원만가고,

보험 안든 사람은 그냥 죽는 제도입니다.

민영화 추진 측에서는 [국가 건강보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보험을 덧붙이는 것이라서 의료 서비스가 다양화된다]라고 주장하겠지만, [고소득자에게 비싼 보험료 받아서 저소득자를 지원하는 체계의 현재 국가 건강보험은] 고소득자가 사보험으로 이탈하면서 필연적으로 망합니다. 동등한 체계의 사보험을 허용하는 순간 [국가 보험 강제] 또한 할 수가 없습니다. FTA도 이와 관련이 있고요(외국 자본으로 우회해서 들어올 수도 있고 FTA에 제소할 수 있습니다.) 추진측에서 이러쿵저러쿵 해봐야 이것이 진리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되는 영리법인은 ...

위에 의료기관은 모두 비영리법인이라고 했습니다. '이윤' 추구 자체를 할 수가 없는 거죠. 주인 의사 급여를 졸라 쎄게 때리는 것 외에 달리 가져갈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의료 행위] 외에 부대 시설에 대해서는 이윤추구를 할 수 있는 영리법인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길을 터주는 것이 영리법인 허용 법안입니다.

이게 ... 나이 인증하는 것 같지만 예전에 웃으면 복이와요라는 코메디 프로가 있었는데, 그 중에 이런 걸 다룬 (예언인가?) 코너가 있었습니다. 회장님 우리 회장님 하던 시기였던 것 같은데 .. 단발성 코너인 듯도 하고 (이걸 왜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냉면집이 있는데, 간판에 [냉면 50원]이라고 적어놓습니다. 당시 평균가는 대략 500원 정도라고 치고 엄청 싼 거죠. 그래서 5인가족이 냉면집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냉면 5그릇을 시키는데 냉'면' 50원, 육수 100원, 그릇값 200원, 젓가락 한짝에 100원씩, 겨자 50원, 식초 50원 ... 이렇게 받더랍니다. (코메디 프로인 만큼 그 다음에 들어온 가족은 그릇과 숫가락, 갖은 양념, 김치, 무를 싸와서 먹고 냉면집이 벙찌는 걸로 끝나지만)

지금 하자는 영리법인 허용안이 이것과 정확히 같습니다.

'의료' 공급은 수가대로 하되, '의료'가 아닌 다른 서비스 - 예를 들어 환자복 세탁비 하루 10만원, 슬리퍼 하루 임대 5만원, 식대 끼니당 20만원 메길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이 돈 못내면 네임드 종합병원은 못간다는 거죠. ... 초기에는 환자복과 슬리퍼, 식사를 직접 준비해가는 촌극이 벌어질 수도 있겠고 ..

아무튼 영리법인 설립이 모두가 가장 걱정하는 [의료 보험 민영화]는 아닙니다. 하다못해 [의료 민영화/영리화]도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거기로 가는 (재벌 입장에서) 확실한 교두보가 될 것은 분명하죠. 

이거 되고 나면 장담하건대 5년 안에 보험민영화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겁니다. 

그 뒤는 뭐 .... 돈없으면 죽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