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이이이익"
불에 달군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린다.
달콤한 체리와 같이 불그스럼한 살코기 사이로
아기 피부처럼 뽀얀 비계가 적당히 껴있다.
한 번 뒤집는다.
붉은 장밋빛은 고소한 아몬드 빛을 내기 시작했고,
우유처럼 부드러운 비계는 카페라떼의 색을 띄기 시작했다.
"아 빨리 먹고싶다. 이게 얼마만에 먹는 고기냐."
"기생충 걸리고싶냐... 익혀먹어야지. 절대로 니가 다 먹을까봐 그러는건 아니야."
"아 제발. 내가 언제 그러디. 요즘 고기가 너무 비싸니까 맨날 풀떼기만 먹어서 그래..."
"그 사이에 벌써 다 익었네 빨리 먹어라."
적당하게 썰린 캐러멜 빛 고기를 앞니로 문다.
고기가 결을 따라 쫘악 갈라진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기에서 즙이 흘러나와 혓바닥을 적신다.
"그런데 고기는 왜이렇게 비싼거야?"
"글쎄? 키우는데 비용이 많이 드니까."
"어차피 시체 덩어리인데 왜이렇게 맛있는거야.."
"야, 밥먹는데 시체라니 너무하네..."
"그래도 먹을거면서."
"그건 그렇지만. 한 접시 더 시켜야겠다. 아주머니! 여기 흉근 한 접시 추가요!"
"야, 인간고기 비싸잖아. 딴거 시키자."
"잔말 말아라. 내가 산다는데."
"나야 좋지만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