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무실에서 바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교감이라는 분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느닷없이 제훈이에게 체벌을 좀 했다는 말을 하길래 무척 기분이 나빳지만 뭔가 나름대로 이유는 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죄송하다는 말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체벌한 그 이유가 단지 지각을 한 것뿐이라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중학교를 70년대 말에 다녔지만 소위 유신시대라는 그 무렵에도 지각했다고 해서 뺨을 때리는 일은 흔치 않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무작정 사과보다는 뺨을 때린 별일 아닌 것으로(?) 제훈이가 홈페이지에 글까지 올렸다며 상당히 불쾌한 감정이 전화선을 타고 전해져 왔습니다.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애써 감정을 누르고 교감이라는 분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고교시절 수학시간에 그야말로 별 일 아닌걸로 유일하게 뺨을 한 대 맞은게 지금도 생각날 정도로 기분 나쁜 추억이 있다며 좋은 의도로 학생들에게 체벌을 가할지라도 상대방 학생 입장에서는 극히 비교육적인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전 학생 한 사람의 일생은 좋은 선생님 한 분을 제대로 만나느냐에 달려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평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좋지 않은 선생님 한 분 잘못 만나면 인생을 망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고교 시절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나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서 전액장학금을 받고 대학입시에 성공한 추억이 있어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깨달은 체험도 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불쾌한 감정을 누그리고 약 10여분에 걸친 통화를 일단 마무리지었습니다.
그러나 교감이라는 분과 전화를 끊은지 얼마 안되어서 저는 다시 한번 충격에 빠졌습니다. 조금후에 제훈이가 울면서 전화를 했는데 다음과 같은말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훈 왈,.."아빠.. 아까 교감선생님이 아빠한테 전화할때 난 코피를 흘리고 있는데 교감선생님은 그 옆에서 70-80%정도 상황을 왜곡해서 아빠한테 전화를 하면서 별일 아니라고 하고 있었어"라고 말입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이 사태를 그냥 넘겨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무슨 특기적성 교실인가 하는 옆 계단에 제훈이를 따로 불러 무려 40여분에 걸쳐 한 말 또하고 또하며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제훈이 뺨을 4-5회나 더 때렸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저녁 8시가 다 되어 퇴근한 후에 제훈이가 입원한 병원에 가보니 그때까지도 뺨에 손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일단 사진을 찍어 놓았습니다. 그 충격에 당시 코피를 흘렸다는군요. 뺨을 맞고 코피를 흘릴 정도라면 일단 단순한 교육효과를 기대한 체벌과는 먼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건 학생이 맞아서 코피를 흘리면 일단 병원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상식인데도 우는 애는 내 버려둔 채로 그 옆에서 아빠에게 전화해서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사과하는 것처럼 '별일 아닌데 제훈이가 오버해서 여기저기 글이나 올린다'라는 취지의 전화를 학부모에게 할 수 있는겁니까...
그런 정도의 상식을 지닌 분이 현직으로 교단에 서 계시는 것은 이해하기 힘이 드는군요...
더군다나 얼마전에 교육부에선가 학교체벌규정인가를 만들어 체벌을 할 경우에는 기합을 주던지 매를 사용하여야 하며 사전 학교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거나 하는 다양한 규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군대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따귀를 그처럼 일상적으로, 그것도 교육현장에서 때리고 있다니.. 말이 안나옵니다.
일단 오늘 일어난 일을 비롯해 최근의 과정을 그냥 묵과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을 해 봅니다.
이 글을 읽는 제훈이 친구, 선후배 여러분,,, 최근 제훈이와 같은 이유로 혹은 그외 사유로 교감이라는 분에게 다소 심하다고 생각되는 체벌을 당한 경험이 있으시면 전화 바랍니다.
오늘일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생각인데 일단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제 휴대폰은 011-620-0420입니다. 참고로, 감정에 치우쳐 사실을 과장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최근 사례를 부탁합니다.
참고로 아빠가 생각하는 제훈이는 성장이 다소 늦어 체격이 왜소해 초등학생 정도의 체구를 지니고는 있습니다만 생각은 깊어서 고등학생 수준의 사고를 자랑하는 매우 차분한 아이입니다..
고의로 지각한것도 아니고 만원버스를 3-4차례 놓쳐 10여분 지각한 것이 뺨을 맞을 정도로 잘못한 일이었을까요.
더군다나 지난주에 그런 일이 일어난 것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교감이라는 분에게 전화를 받고서야 비로소 이런 사태를 알았습니다.
평소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생각하고 있는 평범한 아빠가 소위 미션스쿨이라는 살레시오중학교에 벌어진 행태에 심한 배반감과 함께 치를 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