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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집 읽다가....
게시물ID : readers_14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orachoi
추천 : 11
조회수 : 155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9/12/14 00:43:41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슬프면서도 마음에 와닿는 시가 있어서
오유인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기형도 시인의 시는 정말 좋은데
읽다보면 우울해지는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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