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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왕따 당하는 애도 문제 있는거 아냐?
게시물ID : panic_849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멜로디데이
추천 : 26
조회수 : 6583회
댓글수 : 75개
등록시간 : 2015/12/10 22: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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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니아니,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잘 들어봐.솔직히 말해서 왕따 당하는 애들 대부분 음침 한데다가, 못생겼잖아;
 그리구 같이 다닐때 쪽팔리는데 누가 같이 다니고 싶겠어?
안그래?
 못생기고 공부도 못하면, 눈치라도 있어야 되는거 아냐?
눈치는 밥 말아 먹구 말야.
 괴롭히는 애들 중엔, 잘 놀고 이쁜애들도 많고 공부도 잘하고 말야.그러니까 왕따는 일종의 도태 아냐?
 왜, 동물들만 봐도 덜 떨어 진 것들이 먼저 잡아 먹히잖아.
짧게 말해서 왕따는 가해자 보다 피해자가 더 문제 있는 거지, 논리적으로 말야."
 
"그래 맞아"

 전학 온지 일주일,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독설을 퍼붓는  희정이의 말에 난 웃으며 맞장구 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 옆엔 우리반 공식 왕따 "찐따 주영", 그러니까 "찐주영"은 고개를 숙인채 터지려는 눈물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아....이미 울고 있는 걸까
  
 아무런 죄책감 없는 희정의 해맑은 표정이 내 동공에 가득 찼다. 꺄르르- 하고 웃는 희정은 분명 영락없는 여고생이다.
 분명, 같은 여고생인데 어쩜 이리 잔인할까....
 근데 말야, 그거 알아 희정아? 집 잘살고 성격 좋고 공부도 잘하는 자랑 스런 너의 새 친구인 나도 일주일 전까지 왕따 였다는거? 
 세상의 모든 왕따는 말야, 처음부터 못생기고 음침하고 멍청하지 않았어. 너의 그 이유없는 손가락질들이 모여 세상에서 가장 못난 사람으로 전락시켜버리지.
 그리고, 왕따가 된 사람은 정말로 못난 사람이 되어버려, 너희의 그 손가락질이 당하는 사람에겐 칼날보다 날카로운 창이되어 영혼은 찢어 놓거든.
 
 대놓고 진행되는 이유없는 멸시에 옆의 찐주영은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울고 있었다. 나는 안다. 눈물을 흘릴 수도 없는 울음을, 그리고 그 고통의 깊이도.


 하지만, 내가 희정이에게 한 말은, 
 
 "그래 맞아 희정아, 왕따는 왕따 당하는 애가 문제지"였다 . 

왕따 였었던 내겐 많은 선택지가 있었지만, 올바른 선택지를 고를 용기따윈 없었다. 그리고 그 올바른 선택지 뒤에 따라올 고통을 다시 겪기엔 여고생인 나는 너무 나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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