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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다처럼 사랑했던 당신이 꼭 봤으면.
게시물ID : gomin_11609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멜리에
추천 : 3
조회수 : 2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7/25 00:20:55
익명을 빌려 너에게 쓴다.

25세에 만나서 28세가 될 때까지

변함없이, 큰 싸움이나 풍파 없이

함께했던 시간이 고마워서 혼자 써본다.

  엄마 돌아가시고, 하나뿐인 동생은 군대에

가있던 그때에 우리 우연히 만났지. 

키가 엄청 큰 너는 연두색 후드티를 입고

약속장소에서 마운틴 듀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의 풍경, 11월의 바람 모든게 기억나.

시간이 지나고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초반에는 아웅다웅했지만, 큰다툼 없이

큰 어려움 없이 우리 잘 만났지. 

그냥 함께 걷던 길, 지하철 안, 내 차 안

학생이던 널 데리러 간 학교앞.

모든 것들이 고운 색으로 남아있다.

물처럼 흐르듯이 사귀다보니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되었고, 그것과는 별개로 미래에 대해

생각하면서 우리 사이가 점점 특별하지

않아졌음을 느꼈는데 그럼에도 니가

서울까지와서 같이 남산을 걸었던 그

반짝반짝했던 4월의 마지막 밤을 내가

잊을 수 있을까?

이별에는 아무 이유가 없다고, 시간이 흘러

그냥 마음이 없어졌다고 말하는 너에게...

너말고 그 시간들이 원망스러워서

나는 붙잡고 싶어졌어. 잠시동안 말야..

마지막 통화는 할말이 너무 많은데

말을 잃은 사람처럼 몸이 굳어 버렸어.

마지막의 느낌은 그래.. 너무 아쉬워서

아무것도 못하는 그 느낌. 엄마를 보내던 

그 밤 병실에서 느낀 감정이었어.

혼자 앉아 생각해보면 우린 서로가 어떤

상태든지 항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말도 필요없이 옆에 있어만 주었었어. 

난 그게 참 좋았다. 나무처럼, 뿌리처럼

늘 곁에 있어주던 그 느낌.

말도 안되는 말장난을 이제 누구랑 하며,

천일이 되는 그 추억은 누구랑 나눠야할까.

그냥 마음이 딱딱해져서 아무것도

안 남으면 좋겠다.

그럴 수 없겠지. 살아가야 되니까...

그냥 그렇다면 난 늘 고마웠다고 꼭

그걸 니가 기억했으면 좋겠어.

너는 말보다 생각이 깊은 사람, 고요하지만

파도를 품은 바다 같은 사람.

나는 너를 오래 기억하고, 고마워하고

살아갈게... 얼마간은 아파하면서, 이루지

못한 우리 약속을 원망하다가 이내 무뎌지면서

그렇게 살아갈게.


나때문에 시작한 오유라서 니가

이젠 안 보겠지만, 늘 고마웠어.

그 어떤 원망의 순간도 널 사랑했고,

돌아서는 뒷모습도 사랑했으며,

싫었을때도 사실은 사랑했음을

고백할게. 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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