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를 주웠습니다!
주운지 한 30분 됐습니다.
어머니가 찾아오셔서 배웅차 밖에 나갔다 들어오는데,
집 옆쪽에 곤충채집통 같은게 버려져있더군요.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지나쳐 조금 걸어가다보니 바닥에 꽤 큰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앉아서 보니 달팽이네요.... 제 손바닥 반정도 되는 크기입니다.
애완용으로 키운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있는데, 실제로 보는건 처음이라 크기에 살짝 압도됐습니다.
크...크고 아름다웠습니다 ㅋㅋ
방금 지나친 곤충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면서 시나리오가 쭈루룩 떠오릅니다.
어린아이가 달팽이 키우겠다고 조름 -> 사줌 -> 잘 키움 -> 점점 방치 -> 부모님이 몰래 버림
아마 위층 어느집에서 키우다 버린거 같습니다.
그래도 오늘 비가 와서 다행이지, 만약 해가 하루종일 쬐었으면 말라 죽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가 고팠는지 보도블럭 사이에 난 잡초를 먹고 있더군요....ㅠㅠ
너무 불쌍하고, 그냥 두면 죽을 것 같고, 나름 귀엽기도 해서(원래 지렁이나 작은 달팽이를 매우 좋아합니다ㅎ)
데려와 키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마땅히 넣어줄 통이 없더군요.
그래서 버려져있는 곤충통을 씻어서 임시거처로 활용하고, 훌륭한 저택을 구해줘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버려진 곤충통 안에는 비가 와서 물이 차있었고, 거무튀튀한 정체불명의 물체와 흙이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과감히 통을 바닥에 엎어버리니, 안에서 빈 달팽이 껍데기 하나가 나오네요....
돌봐주지 않고 방치해서 2마리 중 한 녀석은 이미 하늘나라로 간 모양입니다 ㅠㅠ
왠지 아픈 기억이 있는 집 같아서 미안하긴 하지만, 내일 새 집을 구해주기로 마음먹고
곤충통을 씻어서 넣어줬습니다.
배고플까봐 상추랑 토마토를 넣어줬는데, 집에 흙이 없어서 마음에 안드는지 스파이더맨 놀이만 하고있네요.
내일은 바닥에 깔 흙과 적당한 플라스틱 통을 구해올 계획입니다.
혹시 달팽이 키우고 계신분 있으시면 조언 부탁드려요~
아참! 이름은 봉달이(봉잡은 달팽이)로 할까 생각중입니다 ㅋㅋㅋㅋ
혹시 기발한 이름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줄요약:
달팽이 버려짐
주움
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