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개인적으로 취향이 맞아서 그런지 몰라도 김기덕감독의 영화는 보고나서 쉽게 가시지 않는 진한 여운이 자주 남는편입니다만,
현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어서 그런지 특히 이 영화는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 왔습니다.
가진자와 못가진자, 사회적강자와 약자의 대립을 폭력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린 영화로,
단순한 대립이 아닌 그 과정 속에서의 여러 유형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현 대한민국의 자회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1
자신의 영달을 위해 살인을 지시하는 기득권자 그리고 그의 뒤를 봐주는 공권력
상부의 명령을 자신의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팀장, 그리고 팀장의 명령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팀원..
비록 영화에서는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모습을 띄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기득권자의 영달을 위해
꽃다운 여고생이 죽어야만했습니다.
이런점에서 영화속 사건의 발단이 되는 조직에 의한 여고생 살인 사건의 프로세스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등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대기업의 비윤리적인 사건들과도 매우 흡사한 면이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마동석팀이 제일 말단 팀원부터 기득권자 순으로 한명씩 잡아들여, 고문과 자백을 받아낼 때 보여주기 사용되는 죽은
여고생 사진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입니다.
위로 올라갈 수록 사진의 노출수위가 올라 가는데요, 이는 죄의 질과 양이 더욱더 무거워지는 것을 뜻하는것 같습니다.
#2
영화에서 폭력은 인과 응보의 매개체로 사용됩니다.
어린 여고생에 폭행을 가했던 사람들은 그 죄질에 따라 마동석에게 폭행을 당해야만 했고,
공권력자는 죽음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득권자는 기득권층의 제일 막내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죠.
이는 기득권자가 부하에게 내린 잘못된 명령도 결국 강자가 약자에게 내리는 일종의 폭력이다 라고 정의하는 것 같습니다.
마동석은 막내팀원을 폭행할 때 썼던 몽둥이로 막내팀원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소리도 내지 않고 정좌상태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폭행의 인과응보, 원죄의 갚음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유일하게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지 않은 인물은 군대 시절 마동석에 뚜들겨 맞은 뒤 중이된 군대 후임으로,
마동석이 정좌 하고 있을 때 그냥 합장만하고 떠납니다. 그런데 후에 동일한 장소에서 정좌상태로 막내팀원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죠.
#3
기득권자는 잡힌상태에서도 세치혀로 마동석과 뜻을 같이한 사람들 중 2명의 반란을 이끌어 내고
그들은 둘 사이에서 누가 더 값어치가 있을지 고민하다, 결국 콩고물이라도 얻기 위해 기득권자를 풀어주기로 결정을 합니다.
마동석은 동료들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연대를 외치고, 함께 가자고 하지만,
결국은 피행 당사자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마동석만 열성적이였습니다.( 한 명은 끝까지 남아 마동석을 돕습니다)
물론 마동석의 리딩 방식이 너무 공격적이라 , 중도 하차한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잡혀온 사람들의 고통은 안쓰러우면서, 딸 잃은 고통을 겪는 마동석을 이해 못한 것일 뿐입니다.
이는 당사자(강자에게 당한)와 주변사람들의 온도차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 영화는 우리의 현재 자화상을 폭력이라는 도구로 강력하게 드러내여 ,
현실의 변화을 위한 연대의 필요성과 그게 쉽지 않은 이유 또한 그리고 있습니다.
주제가 무거워서 그런지 가슴이 먹먹하고 쉽사리 잠이 오질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