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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남녀평등 (펌)
게시물ID : phil_85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농.
추천 : 2
조회수 : 108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3/09 12: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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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을 위한 전문]

문득 든 생각 01 ) 담배와 남녀평등

※흡연자를 비하할 생각은 없음.
※이 글 상당히 깁니다. 시간이 넘칠 때 읽어보셈. 생각할 거리가 많은 글이라.
※나 지금 진지하게 썼음. 이 글 궁서체임 사실
 
 
 
 
 
 
"담배 피는 사람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으면 다들 "냄새가 불쾌하다"라고 답한다.
그런데 여기서 "냄새가 불쾌하다"라는 답변은 꽤 한정적인 답변이다.
"담배피는 사람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을 받으면, 다들 담배피는 '남자'를 떠올리고 대답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2년 이상 살지 않은 한국인이라면 예외는 없다.
(여기다 대고, "나는 여자 먼저 생각했는데?"라고 딴지 걸 남자는 우선 자신에게 솔직해지자. 넌 분명 담배 피는 남자를 먼저 떠올렸다.)
(물론 최근에 여자의 흡연을 보지 않은 사람에 한해서이다.)

"담배 피는 여자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으면 남녀의 반응은 일단은 비슷하다.
"몸에 안 좋은데 괜찮을까?"
남자의 흡연과는 달리 염려다(이 말이 남자의 흡연은 아무도 걱정하지 않음을 뜻하진 않는다).
그런데 이 이후에서 남녀의 답변이 갈린다.

여자의 답변은 보통, 동성이라 그런지 몰라도, 여기서 끝이 난다.
반면 남자의 답변은 가관이라면 가관이다.
혹자는 "나중에 아이도 낳을 텐데 불쌍하다", "여자가 담배는 왜 피냐"라고 대답한다.
더 심한 혹자(익명성 보장)는 "어유.. ㅅㅂ 나중에 정수리에 손모가지 달린 애 함 나와바야 정신을 차리지"라고 대답한다(이거 실화임. 누군진 말 안 할 거지만).

위에서 알 수 있듯, 남녀 모두 남자의 흡연과 여자의 흡연을 다르게 본다.
그런데 그 정도가 다르다. 남자는 여자보다... 그러하다.
(이 글을 보는 남자들, 자신에게 솔직해지자. 남녀 모두 그렇듯 한국 사람이라면 남자의 흡연과 여자의 흡연을 다르게 본다. 적어도 자신은 다르게 보지 않는다는, 되도 않는 구라는 치지 말자.)

사람들은 대개 '남녀 평등'이라는 사상을 갖고 있다(물론 아닌 사람도 있다).
그런데 여자의 흡연을 남자의 경우보다 안 좋게(불쌍하게 보는 것도 결국은 안 좋게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보는 것은,
그것 나름대로 남녀 차별이 아닐까?

남자들은 대개 자신이 여자의 흡연을 남자의 경우와 다르게 보는 것을, '생물학적 차이'를 이유로 들어 남녀차별이 아니라고 정당화한다.
그 '생물학적 차이'가 뭐냐 물어보면, 보통은 "여자는 임신하니까"라고 답한다.
나도 남녀 간에 생물학적 차이는 분명 있음을 인정한다.
그런데 나는 반대로, 여자는 언젠가 아이를 낳을 거라는 이유로 여자의 흡연을 더 안 좋게 보는 것은 분명한 남녀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는 아이 낳는 성별이 아니다. 아, 물론 남자랑 달리 아이를 낳기는 한다.
그런데 여자를 '임신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은 그것과 마찬가지다.
(아래 문장이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지는 모르겠는데, 난 별 뜻 없이 쓴 거다. 오해하지 말 것.)

남자를 '임신시키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과 말이다.
모든 여성이 임신하진 않는다. 모든 남성이 임신시키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낳지 않고 살아가는 부부도 있고, 아예 독신으로 살아가는 남녀도 있다.

담배피는 여성을 봤을 때, 사람들은 그 여성이 언젠가 아이를 낳을지 안 낳을지는 전혀 모른다.
그 여성이 '나는 절대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고, 언젠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불쌍하다', '나중에 아이 낳아봐야 정신을 차리지'라는 생각이 여러 남자들의 머릿속을 스친다.
(물론 아이 낳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많음을 근거로, 자신이 그 여성을 '언젠가 아이를 낳을 사람'이라 추측할 수 있지 않냐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추측은 할 수 있다. 그런데 '불쌍하다' 등의 생각을 갖는 건 추측의 결과가 아니라 단정의 결과이다.)
 
 
(위에까지 쓴 다음에 밥먹고 와서 이 글을 어떻게 끝마쳐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컨대 여성의 흡연을 남성의 경우보다 안 좋게 보는 것은 남녀차별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의 요점이 흡연자에 대해 불쾌해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불쾌해 하는 건 상관 없는데, 여자가 담배피는 것을 더 안 좋게 보는 건 나름 남녀차별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것뿐이다.
남자가 피는 거든, 여자가 피는 거든, 나도 담배냄새 맡으면 불쾌해한다.
 
 
사실 내가 이런 글을 쓴다고 하더라도 그런 남녀차별적인 사고방식은 바꾸기 힘들다.
나도 그렇고(난 아직도 운전하는 여자를 보면 (아주 조금이라도)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본인도 못 고치는 걸 우리보고 고치라고 강요하는 것이냐"라고 한다면 그런 건 아니다.
난 고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지적만 했을 뿐이다. 그래도 이 글이 반성하는 데에는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뭐 입으로는 남녀평등거리면서 무의식적으로 남녀차별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어서 반성하고 있고.
이거 뭐 글 쓰다보니까 점점 비문학 말투가 되어가네


이 글을 읽고 나를 '페미니스트' 내지는 '꼴페미'라고 욕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는데
페미니스트는 '남녀 동권론자'를 뜻합니다.
즉 남녀 평등을 주장하는 사람이란 뜻이니 난 페미니스트 맞아요.
꼴페미란 말도 결국은 페미니스트란 말이니 좋은 말이라 생각함

페북에서 이런 진지한 글 쓰려니까 낯 간지럽네.
이 글에서 예외는 없다! 라고 말한 것 외에는 모두 예외의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한국 한국 거리는 건 우리나라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해외에는 우리나라보다 개방적인 나라도 있기 때문임.

남자애가 그것도 만 열여덟이 평등에 대해 진지한 글 쓰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어서 하는 말인데
난 동성애자도 지지합니다 그 정도로 그런 쪽에 관심이 많음.
준선이 등 내 친구 몇몇은 내가 예전부터 이런 쪽에 관심 많은 걸 알고 있고.

음 남자애가 동성애 지지한다고 하는 건 더 이상한가?
이상한 생각 마세요 저 이성애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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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철학게에 어울릴 것 같아서 퍼와봤습니다.
출처는 친구 페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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