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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매랑 이야기하다가
게시물ID : freeboard_851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스까야
추천 : 6
조회수 : 12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4/09/03 12:37:40
울 할매..1923년생이시다..뼈밖에 안남은거 빼고는 아주 건강하시다..
암튼 할매 처녀때..
여자들 사가꼬 징용보냈다고 하드라..
-정신대 그런말 모르신다.그냥 일본놈 따라가면 무조건 징용이다..

일단 가면 1년이고 2년이고 소식도 없고..그래서 거기 안보낼라고,,
빨랑빨랑 시집보내고 암튼 그랬다드라..
과년한 딸이 있는집에는 면지소에서 순사랑 면서기랑 와가꼬..
오만 지랄 다하고 소작(논 밭) 짤라분다고 지랄하고..
그랬다드만..

울할매 16살에 할배랑 결혼하셨단다..

근데 갑자기..일본놈들이 다 집에 가드란다..
일본놈들 가고 낭께로..

거기서 붙어먹던 놈들,
집안일 봐주던 놈..
면에서 심부름 하던 놈..
순사 따라댕기던 놈..
땅 뺏어먹는데 서류 들고 댕기던놈..
-어느날 논밭 있는 사람은 무슨 서류를 쓰라고 했단다..촌사람이 그걸아나..그래가 그런가보다 했는데 안썼다고 다 뺐어 갔단다..그 이야기 나오는데 할매의 분노가 느껴졌다,,우리집도 논 한마지기 뺐겼단다..
-결국 그땅은 평생 못찾고..그 서류들고 쫓아댕기던놈이 꿀꺽했단다..
 
암튼 그런 놈들은 다 부자 됐단다..
일본놈 가고 낭께로 그놈들이 일본놈 자리 그대로 물려받았단다..

그리고 좀 있다가 또 난리가 났는디..

군인들이 어디서 와가꼬..완장 찬 놈들이 사람 죽이러 다니더란다..
이야기 들어봉께 6-25 같다...

근데 난리 끝나고 나니께네..
완장차고 군인들테 붙어먹은 놈들 집안은 온집안 사돈 팔촌까지 거의 다죽고..
못살고 타지로 다 떠나고..
암튼 조금만 관계가 있으면 그 면지서에서 가만 안놔두더란다..
-그 면지서놈들이 다 일본놈테 붙어먹던 놈들이다..

다행히 울집안은 손이 귀해서 가지가 별로 없어서 바람은 안불었단다..

그래가 할매가 결론을 내렸다..
일본놈테 붙어먹었으면 우리집안도 살아나는거였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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