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엄마~ 아찌가....
게시물ID : humordata_15533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飛流身
추천 : 2
조회수 : 104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7/28 11:14:17

KTX 열차가 10분 남짓 남은 시간

무료하기 그지 없다.





혹시나

카톡 알림도 확인해 봐도 소식이 없다

핑계 아닌 핑계로

톡이 와도 톡 알림이 안뜨는 경우도 있더라

꼭 실행시켜보면 4시간 전에 메세지가 그때서야 뜬다






하지만 어디까나 예외는 예외일뿐

....

게임도 그다지 흥미가 없었고

주위를 둘러보니 수많은 인파속에

유독 눈에 띄는 옆자리 애기 엄마가 눈에 들어왔다.

이쁜 여자 애기 둘이랑 어딜 가려는 모양이다

한 아이는 등에 업고, 다른 아이는 쾌활하게 주변을 서성인다





등에 업은 아이는

볼이 찐빵처럼 보풀러진 채로 엄마등에 눌려 자고 있어서

꽤나 아가 같은 모습이였고

다른 한 아이는 모든게 신기한듯

눈동자를 반짝반짝이며 이것저것 보고 있다






친정에 가는걸까?..

'나도 결혼하면

내 와이프가 저런 모습으로

애기들 챙기겠지? 흐음~'





애기가 밝은 표정으로 너무 예쁘게 웃으면서

엄마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면

젊은 엄마는 귀찮아 하지도 않고 꼬박꼬박 대답해준다

보는 내가 흐믓하다

아빠미소 ^_____^*





하~ 귀엽다

너무 처다보면 괜한 오해로 안 될 것 같기에....(엄마가 젊고 이쁘시다)

금방이라도 전염될 것 같은 해맑은 미소만 기억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톡 알림 왜캐 안떠)





순간 아가가 (한 4살~5살 정도)

베시시 웃으며 엄마한테 말한다

"엄마 아찌가 나 봐썽"

으.. 귀여워~ 말도 너무 이쁘게 잘한다

말투만 들어도 행복한 가정에 자상한 부모가 그려진다





"그랬어요?"

젊은 엄마는 별일 아닌듯 흘려들으며

가방속을 보면서 애기 말에 대꾸 해준다

"응응"

부끄럽지만 낯가림 없는 눈으로

나와 눈을 마주치려 눈길을 찾고 있는게 느껴진다





순간 다시 보고 싶지만

젊은 엄마가 불편해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최대한 다정한 미소로

애기와 눈을 보며... "까꿍~" 한번 해줬다.






애기는 기다렸다는듯

엄마에게 후다닥 달려가 안기며 말한다

"엄마 아찌가 나한테 까꿍해쩌어~"

라고 하며 뒤에 말꼬리를 길게 뺏다

그리고는 엄마가 아무 대답없자 다시 한번 더 말한다

"아찌가 나한테 까꿍해쩌~어"





젊은 엄마는 딸아이가 뭘 하려는지 단번에 파악한것 같다

"그래? 그럼 아찌한테 한번 가봐"

애기는 기다렸다는듯

솜 뭉치 같은 조그만 손으로 자그마한 플라스틱 통속에 들어있는

사랑스런 곰돌이 과자 하나를 집어서는 내게 건넨다





'어쩌지?...'

순간 망설이다가 얼릉 받으며

"고맙습니다" 라고 했다.

애기는 너무나 만족한 웃음으로 베시시시~ 웃고는

엄마 왼쪽 다리를 붙잡고는 몸을 숨긴다.





무언가 다 주고 싶다..

그냥 무엇이든 다 줘야되는데

애기한테 줄 물건은 하나도 없는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안타깝다. (당시 출장 복귀라..)





그리고는

열차가 들어온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젋은 엄마가 일어나자

예쁜 아가는 솜방망이를 내게 따뜻하게 흔들어 주고는

얼릉 엄마 손을 붙잡으려 따라 나섰다





열차 호가 틀려서 같은 열차는 못 탔지만

그 순수함 속에 조용히 깃든 행복함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언젠가는

꼭 자상한 아이의 아빠가 되리라 다짐하며

돌아오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부자가 된 것처럼....





p.s : 다음엔 애기들 사탕이라도 가방에 챙겨야 겠어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