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hopej.kr/?page_id=137&uid=43&mod=document페이스북에서 봤는데 너무 구구절절해서 퍼옵니다.
이번에 수원 영통구에 출마한 정진우라는 후보인데
세월호 진상규명하고 책임지라고 시위하다가 구속된 적 있다네요.
말만 세월호를 외치는 정치인들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저런 정치인이 큰 당에 있지 않단 이유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니 씁쓸한 마음이네요...
특히 사표 심리 때문에 사람들이 잘 안 찍어줄 거 같기도 하고...
전문을 올려도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링크만 남기던지 삭제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
- 세상을 바꿀 수 없는 표는 사표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영통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진우입니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영통의 새 국회의원이 정해집니다. 그리고 이 글이 국회의원 후보로서 여러분에게 드리는 마지막 글이 될 것입니다.
며칠 전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렸습니다.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군사공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인권이사회의 결의안에 한국 정부는 기권표를 던졌습니다.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은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는 문제지만, 정부로서는 다수의 생명보다 더 우선해야 할 것이 있었던 셈입니다.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닙니다. 2003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분리장벽 건설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안에 한국정부는 기권표를 던졌습니다. 2006년, 레바논 침공에 대한 유엔의 조사위원회 구성안에도 기권표를 던졌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부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참사를 교훈 삼아 생명 우선의 체제기획을 꾀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기회로 “국가개조”를 들먹이면서 규제 완화와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안전과 생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기반으로, 위험사회로의 진입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역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세월호 참사를 오직 유병언만의 잘못으로 이해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언론은 유병언의 백골과 그 자녀들에 대한 자극적인 보도만 쏟아내며 국민의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그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매우 잘 알지만, 그들의 혐의가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정진우에게 던지는 한 표는 타협에 맞서는 한 표입니다
세월호 특별법에 있어서도 그들은 오직 그 논의와 조사의 권한을 정부권력 안에만 가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빼앗기는 것보다 자신의 기득권을 빼앗기는 것을 훨씬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에 대한 루머를 퍼뜨리고, “불법선거운동”을 운운하며 세월호 특별법 서명운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월호 특별법을 “에누리”하려 드는 것은 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현 정부의 대안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안은 지금의 국회 안에 있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유족들의 절규를 제대로 대변하기는커녕, 두 손 놓고 앉아 있다가 선거 때가 되니 뜬금없이 광화문도 아닌 수원에 천막당사를 차리고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렇지만 세월호 특별법의 “기소권” 요구에는 손사래를 치고야 마는, 야당의 퍼포먼스 정치인들 역시 공범에 불과합니다. 감히 말씀드립니다. 새누리당도, 새정치민주연합도 틀렸습니다. 400만이 서명한 세월호 특별법 원안은 흥정도 에누리도 없이 관철되어야 합니다. 정진우에게 던지는 표가 가진 첫 번째 의미입니다.
정진우에게 던지는 한 표는 삼성 노동자들의 삶에 던지는 한 표입니다
이곳 수원 영통구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서비스의 본사가 있는 도시입니다. 삼성은 마치 영통의 자랑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임태희 후보는 삼성과의 협력하에 영통에 국제학교를 만들자고 주장합니다. 박광온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부터 삼성전자를 찾아, “삼성과 영통이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함께 미래를 열어가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민 대다수의 삶은 삼성의 영광, 그 앞면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다수 시민은 노동자이며, 그중 다수 노동자는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입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노동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이 발병한 노동자가 146명에 달합니다.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은 점점 쓰다 버리기 쉬운 형태로 양산되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몫이 제대로 보장되기는커녕,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습니다. 희망은 삼성이라는 기업과의 협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노동자들과의 협력에 있습니다.
정진우는 삼성의 그 노동자들과 함께하겠습니다. 비정규직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파견법을 폐지하겠습니다. 산재사망법을 제정하여 기업의 책무 강화로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습니다. 이윤보다 인간이 우선되는 사회를 추구한다면 삼성의, 삼성노동자의 문제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반도체 백혈병과 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인권탄압이 넘치는 땅에서, 삼성에 대해,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정의도 새 정치도 될 수 없습니다.
정진우에게 던지는 한 표는 대중교통의 공공성에 던지는 한 표입니다
최근 광역버스 입석 금지제로 출퇴근 시간 교통 시간의 대기 및 혼잡 문제가 더욱 불거지고 있습니다. 영통에는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노동자가 많기에 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습니다. 수원의 시내 교통이 이동 인구를 감당하기에는 충분치 못하기도 합니다. 그 덕에 영통에 출마한 후보들은 영통의 교통 문제와 관련된 공약들을 선거운동에서 가장 전면에 앞세우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는 제주도에서 공수한 2층 버스를 가지고 다니며 아예 “이층버스”라고 써진 어깨띠를 선거운동원이 두르고 다닙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광온 후보는 “강남까지 30분”을 주요 슬로건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2층 버스는 이미 이전에 경기도에서 추진되다가 폐기된 물건입니다. 수도권의 도로 환경상 적합하지 않을뿐더러 국외에서도 주로 관광용으로 쓰이는 것이 2층 버스입니다. 안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게로 인해 제동거리가 늘어나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며, 도로에 하중 부담을 증가시켜 아스팔트 파손의 빈도가 늘어납니다. 특히 장마철 폭우나 겨울철 폭설 시 고속도로 및 시내도로 둘 다에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안전을 폐기하는 정책이야말로 새누리당다운 것이긴 합니다만, 임태희 후보 측도 2층 버스가 고속도로에서 실용화될 수 있느냐에 대해선 큰 확신이 없을 것입니다. 단지 원한다면 언제든 제주도에서 2층 버스를 공수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 그것을 과시하는 게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박광온 후보는 신분당선의 광교와 호매실을 잇는 구간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습니다. 현재 신분당선은 신분당선주식회사와 네오트랜스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영통으로 오기 위해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성인의 교통카드 사용 기준으로 700원의 요금이 더 부과됩니다. 더구나 이미 8월 2일부터 신분당선의 요금을 200원 인상하겠다는 공고가 붙어있습니다. 민간투자사업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요금 문제는 하나의 실례일 뿐입니다. 문제는 공공성입니다. 지난날 국민들이 철도 민영화에 반대했던 이유는, 그것이 공공성과 안전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민간사업자의 수익과 이윤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얼마 가시지도 않은 지금,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을 민자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합니다. 대중교통은 이동권의 근간입니다. 이를 민간에 맡기는 소위 “경영 효율화”는 효율에서 밀리는 안전문제가 등한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세월호 참사에서 배웠습니다.
정진우는 이윤보다 안전을 우선시하겠습니다. 대세를 거슬러 대중교통 사유화를 막아내겠습니다. KTX 사유화를 중단하고, 민자사업 추진을 전면 재검토해 공영화로 이끌겠습니다. 공공사업 부문의 “흑자”를 추진하지 않겠습니다. 이윤기업의 논리로 공공부문을 운영하는 행태를 막아내겠습니다. 안전하고 요금부담 없는 대중교통은 현대사회 구성원들의 기본권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교통부문 노동자와 시민이 참여하는 교통정책협의 기구를 설치하여, 대중교통의 사회적 운영을 추진하겠습니다. 과로와 위험이 당연시된 교통부문 노동자들의 피해는, 곧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영통의 모든 후보가 남발하고 있는 “조기착공” 공약으로 대표되는, 안전을 무시한 졸속공약과 개발공약으로 얼룩진 대중교통의 현황과 계획을 재점검하겠습니다. 신분당선의 다닥다닥 붙어있는 강남구 내 정차역들에서 보듯, 지역 이기주의로 양산되는 불필요한 노선과 역에 대한 재정비를 추진하겠습니다.
정진우에게 던지는 한 표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던지는 한 표입니다
안전과 평등한 공공서비스의 제공은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명품교육”이 아니라, 양육자의 소득 등에 관계 없이 적절하게 보육과 교육을 받을 환경입니다. 정진우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하고 한 부모 가정을 포함한 모든 양육자의 출산/양육 환경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출산휴가를 확대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사업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습니다. 여성이 출산 및 양육으로 직장을 그만두게 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출산휴가를 양육자가 의무적으로 내게 하고, 유급휴일 기간을 확대하겠습니다. 유아보육에서부터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단계적으로 고등교육까지 무상화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사립대학 공영화로 대학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학벌 철폐를 추진하겠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없는 표는 사표입니다
물론 시민 여러분은 저, 정진우에게도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대단한 배경도 없고, 당선 가능성이 몇%나 되는지도 알 수 없는 후보, 이 사람에게 표를 던진들 사표가 될 뿐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 국회의원 선거가 만약 세상을 바꾸기 위한 선거라면, 절망 속에서 희망을 향하기 위한 선거라면, 세상을 바꿀 수 없는 표야말로 진정한 사표입니다. 더 나아 보이는 절망에 던지는 표야말로 사표입니다.
정진우에게 던지는 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을 뿌리부터 개조하기 위한 한 표입니다. 비정규직을 없애고, 산업재해의 책임을 기업에 물을 한 표입니다. “경영의 효율”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제일 앞에 세울 한 표입니다. 경제성장 보다 당신 한 사람의 생명이,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판결할 유일한 한 표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40%를 얻고 당선된다면 새누리당을 기분 나쁘게 하는 데 그치겠지만, 정진우가 10%를 얻는다면 경제성장이라는 구호 아래 인간을 밟고 지나왔던 이 사회체제에 대한 심판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거대정당들의 밀당으로 유지해온, 재벌이 이 나라의 주인인 사회 체제가 “틀렸다.”라고 말할 10%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사람의 생명에 가격표를 붙여온 이 나라의 정치구조에 정면으로 맞설 10%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10%에서 희망으로 가는 길은 한없이 멀어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 걸음을 떼지 않고는 조금도 다가갈 수 없습니다. 단 한 걸음이라 해도, 그것은 포기보다는 희망에 가깝습니다. 세월호 이후의 정치가 세월호 이전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 선거는 생명이 이윤보다 중요하다고 믿었던 역사를 종결할 것인가 계속 밀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가 이윤과 인간, 둘 중 어느 쪽을 위해 나아가야 할지 판결을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그 판결이, 역사에 대한 심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월호 이후, 이 사회가 가야할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설사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국민 여러분이 선택한 이정표를 역류하는 길이 된다 해도, 저는 인간의 길을 계속 걸을 것입니다. 다만 정진우에게 주어지는 여러분의 한 표 한 표를, 제 앞길에 대한 지지로 이해하고 안고 가겠습니다.
길이 멀고 시간이 남지 않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래도 희망의 이정표에 투표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7월 29일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수원 정) 기호 5번 정진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