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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과 레모나
게시물ID : lovestory_678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콩댄스를추자
추천 : 2
조회수 : 4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7/29 18: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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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식과 레모나

 잠실역 8번 출구. 언제나 처럼 무심코 지나 지하로 빠른 발걸음을 옮긴다. 눈 앞에 로또 명당이라는 매점이 보인다. 나 또한 이곳에서 자주 로또를 사곤 하였다. '좋아... 로또나 하나 사볼까?..' 

 지갑을 뒤적이던중, 옆에서 밀짚 모자를 쓴 아저씨가 책을 흔든다. '뭐야.. 잡상인인가..' 라고 평소라면 생각했겟지만, 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빅이슈' 잡지를 파는 노숙자(과거에)였다. 얼마전 빅이슈 잡지의 존재를 알게 된 나에게, 작은 갈등이 일어났다. 5000원... 나의 희망이 될 수 있는 로또를 살 수 있는 돈이며, 그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잡지를 살 수 있는 돈이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니 햇빛은 내눈을 찌르며 선택을 재촉하였다. 

 호기심이었을까? 예쁜 아이돌도 아닌 탤런트 주상욱이 표지모델로 있는 빅이슈를 하나 구매하여 버렸다. 이유가 딱히 있을까. 내 마음속 가식으로 뒤덮힌 온정이 지갑을 열었으리라. 사실 난 착한 사람이 아니라 온정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자랑하기위해 그 잡지를 구매하였는지도 모른다. 

 잡지를 움켜잡고 바쁜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중에, 판매원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이것도 가져가세요~" 
나는 당황했다. 무슨 사은품이라도 있는것인가? 

아저씨는 가슴팍 주머니에서 작은 레모나 봉지를 꺼내어 나에게 주며 말씀하셨다. "너무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순간 울컥했지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며 생각하였다. 

'아..아.. 어리석구나.. 위로를 받은건 오히려 나였구나..'

레모나를 입에 털어넣는다. 달콤하여야할 레모나가 너무나 쓰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출처 : 나. 방금. 잠실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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