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SLR 아재들의 막강한 화력에 여시가 주춤하면서 서서히 종특이 발동하는지 뒷짐지고 점잔을 빼려는 사람들마저 보이기 시작합니다마는...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탑씨사건은 어디까지나 SLR과 여시의 싸움이지 결코 오유의 싸움이 아닙니다. 오유의 싸움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여시가 오유에 음란물을 올렸나요? 오유에서 불법공유를 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시가 오유에 한 잘못이 없느냐? 아닙니다. 잘못은 분명히 있습니다. 여론조작이라는 아주 큰 잘못이죠.
이는 비단 오유공으로부터 시작된 일련의 주작사건들만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이전, 개월에서 년단위에 걸쳐 이루어진 식민지화, 테라포밍이야말로 여시가 오유에 미친 중대한 해악입니다.
근래 위키에서 오유가 여시의 천적이라는 말이 돌았습니다만 이는 반대도 그대로 성립합니다. 물론 오유의 방어력은 막강하죠. 최강의 창 ㅇㅂ에 버금갈 정도로.
허나 그 어떤 방패라 해도 내부로부터의 공격에는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섣불리 갓끈을 매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게시판이 도배되고 욕설이 난무해야만 커뮤니티가 타격받는 것이 아닙니다. 여론조작으로 내부의 목소리가 변질되어버리면 그 커뮤니티는 이미 정복당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불과 두어 주 전만 해도 오유는 여시와 거의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여성혐오 프레임에 사로잡혀 무분별한 비방이 이루어졌고, 베오베에 갈 수 있는 게시물조차 여시의 입김에 의해 좌우되었습니다. 이미 방패의 이름이 무색하게 진작에 무너진 상태였던거죠.
여시의 여론조작은 ㅇㅂ의 그것과 다릅니다. 쌍욕도 없고 고인드립도 없고 조용한 추천과 닥반, 애매모호한 프레임 싸움으로 이루어지죠. '굉장히 명백하게 잘못된 것'만이 배척의 대상이 되는 오유에게는 최악의 적입니다. 눈 앞에 분탕이 보여도 찍어낼 수가 없으니.
더욱이 여시는 ㅇㅂ와 달리 철저히 닫힌 커뮤니티입니다. ㅇㅂ가 좌표찍고 덤비면 역추적이 가능하지만 여시의 경우 찍었다는 사실조차 알 도리가 거의 없죠. 때문에 ㅇㅂ가 하지 못했던 오유 정복을 여시는 힘 안들이고 해냈던 겁니다.
탑씨 사태가 어찌 흐를지는 모르겠으나 최선의 시나리오라 해도 여시 자체가 붕괴하진 않을 겁니다. 헤비업로더가 만명 단위일 리가 없으니까요. SLR의 싸움이 끝나고 나서야 오유의 싸움이 비로소 시작됩니다. 예전과 같이 여성혐오 프레임, 그리고 페미니즘의 허울 뒤로 숨긴 가부장적 피해자론을 들고 테라포밍을 시도하겠죠. 다분히 편파적으로, 하지만 '명백히 잘못'되지는 않은 형태로.
그 때 똑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직은 여러분이 갓끈을 맬 때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