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이었다.
친척들이 놀러왔었고
누나들은 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나와 친척 동생들 (여아 한 명, 남아 한 명)은 놀이터로 나가
달리기도 하고 그네도 타면서 놀던 도중
남동생이 그네 맞은 편에 있던 철봉주변에서 길쭉한 고무재질의 막대기를 주워 왔었다
남동생은 사정없이 휘둘러 댔었다.
나는 그것에 맞으면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남동생에게 휘두르지 말라고 얘기를 했으나
남동생은 멈출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기어코 남동생의 인정사정없는 휘두름이
내 인중에 상처를 남겼고
나는 폭팔하여 남동생에게 소리를 질렀다.
버려! 버리라고!
그것이 아마 녀석에게는
상처가 되었나 보다
평소 활발하고 잘 웃던 녀석이
최근에 만났을 때에는
조용하고 잘 웃지도 않았다
나를 보고
기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성격이 소심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만약
일이 있던 그때로 돌아간다면
녀석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싶다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위험하니까 내려 놓으라고
설득을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