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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8537 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지탱구*^^* ★
추천 : 16
조회수 : 77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3/12/30 01:57:55
내가 그를 처음 알게된건.. 1년전 온라인게임을 하다 알게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내게 시비를 거는것이.. 참 거슬리더군요. 한참을 온라인에서 싸웠을까요? 타자가 느린 저에비해 너무도 빠른 속도로 머리아프게 가슴긁는 소리를 해 발가락까지 올려 키보드를 치고싶은 심정으로.. 모니터를 뚫어져라 노려보며 열심히 찍는 제눈에.. 틱- 하니 전화번호가 떴습니다. "너 뭐야?" "목소리 이쁘네?" "뭐?" 남자입니다. 차라리 아저씨였음 좋았을껄.. 느린 타자보다는 그나마 말빨로 눌러보자 전화를 걸었것만.. 워낙 숫기가 없는 나로써는.. 그사람 목소리를 듣자마자 아무말도 할수 없습니다. "어디사니?" "그...그건 알아서 뭐하게.." "같이 놀게" 정말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반말입니다. 용기내어 너 집이 어디야! 라고 소리쳐보지만.. 그는 다음에... 라는 말만 남기고 툭- 끊어버렸습니다. 뚜루루루 "너!!!......" "전화기가 꺼져있으니....." 이것참.. 온라인에서나... 통화에서나..... 4가지가 빠진것 같은 그는... 한동안 제 눈앞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게임에 시들해지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려는.. 그때쯤이었나봅니다. "여보세요?" "오랫만- " "누구세요? " "잊어버렸어? 나야 나.. " 그입니다. 여전히 반말을 쓰는 그.. "내번호 어떻게 알았어?" "발신 뜨잖아.. 바보 " "모를수도 있지 젠장" "풉! 너 귀엽다" 참 이상하죠.. 그렇게 싫던 사람인데.... 장난반 농담반 그사람과 어느새 말장난을 다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사람과의 연락이 시작되었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그사람이 나에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해서였을까요? 어느날 술 먹고 그에게 전화를 걸어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너 뭐냐며 욕이나 냉정하게 끊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가 제 얘기를 아무말 없이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한숨쉬는 제게 다정한 목소리로 다독입니다. 마치 ... 마치.. 곁에서 다독이는 듯해.. 너무나 부드러워서..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그걸로 조금 친해졌다고 생각한건 제 착각이었을까요? 다음날 걸린 그의 목소리는 다시 예전 쌀쌀맞은 그대롭니다. 하지만 그 쌀쌀맞은 그의 목소리에서 전 또다른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그와 알고 통화를 하게 된지 반년이 지났습니다. 편한 느낌에 아이처럼 투정과 푸념을 늘어놓기가 여러번.. 그렇지만 그는 제게 한번도.. 단한번도 그에 대한 얘기를 털어놓지 않았습니다. "넌 힘든게 없니?" "왜?" "그냥.." "내가 힘들다고 해도... 니가 내게 해줄수 있는게 뭔데?" "응?"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가 내게 힘들다고 통화한다고해서... 제가 뭐라고 위로를 할수 있을까요? 매사에 소심하고 소극적인 제가.... "아니야.." 그렇게..... 할말을 찾지 못한 저는 그냥 그렇게 말을 돌리고 맙니다. 너무 바보같았던 걸까요? 그후로 그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걸어도 자꾸만 꺼져있다는 소리만 들릴뿐... 곁에있던 친한 친구가 떠나간 기분이 이러할까요? 친구가 악세사리처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란 생각에.. 친구를 사귀지 못한 제가 그 느낌을 알길이 없지만... 그와 연락이 끊어지자 가슴속 어딘가가 빈듯이 공허합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동안 들어가지 않았던 게임을 다시 접속해보지만.. 그의 아이디는 여전히 꺼져있습니다. 왜 연락이 안오는 걸까요? 힘들어하는 내모습이 너무 못나보여 다시 마음을 붙잡고.. 만약 다시 연락이 온다해도 절대 연락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때였던거 같습니다. "여보세요?" "오랫만-" ".............." "나야..... 몰라?" 모를리 있습니까? 연락않겠다던 내 다짐은 어디로 간건지... 나도 모르게 그에게 잘지내냐고 묻고 말았습니다. 그런 제 말에 그는 픽- 하니 웃습니다. "뭐가 웃기니?" "그냥... 너 진짜 착하다.." "그런 말 많이 들어" "말이라도..... 그런건 아니야~ 라고 하는거야 바보" "너 참 못됐다" "알아" 한동안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를 안 시간이 그리 짧지 않은데..... 난 그에대한 어떠한것도 알지 못합니다. "요즘은 안힘드니?" "알아서 뭐하게?" "위로해주게~" "너는...?" "............." 안힘들면 말라며 말돌리는 그에게.. 조금은 집착스레 계속해서 물었습니다. "넌.... 넌 힘든거 없니? " "힘들면... 니가 해줄수 있는게 뭔데?" "만나서...... 위로해줄께" "고마워" "뭐가?" "다음에...... 다음에..... 힘들면 내가 꼭 얘기할께" "그래" 그를 안지 1년째 되는날... 드디어 그가 제게 힘들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핸드폰 번호밖에 모르고......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저는 무작정..... 그를 만나러 기차를 탑니다. 왠지..... 그를 만나면 아주 친근한...... 아주 오래된 친구느낌이 날것 같습니다. 같이 술잔을 기울이며 얘기하며 그를 위로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상대방에대해 알지못하지만 믿고 만나는거..... 가끔은 다른거 다 무시하고 사람을 믿고 만날수 있는거... 너무 잘 알아서 오히려 기댈수 없을때에... 얼굴은 모르지만 왠지 편하고 통할것 같은 사람에게... 믿고 기대면.. 그사람 역시 친구아닐까요? 굳이 오래 알고 자세히 알지 않아도... 이 글을 읽고 저에대해 모르더라도 제가 가진 생각들.. 느낌들을 읽고 글을 남겨주신 님은 저의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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