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가득 메운 만원관중 (사진=연합) 한국은 친근한 나라다. 서양과 비교해보면 어디에 가나 친절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영국도 친절한 국가이기는 하지만 런던은 그렇지가 않다. 한국은 엄청난 대도시인 서울에서도 사람들이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토요일 밤의 서울은 너무 친절하기만 했던 것 같다. 내가 잉글랜드 출신이라 그런지도 모르지만, 경기가 시작할 때 브라질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보다 더 큰 환호를 받는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 브라질 선수들이 등장할 때 몇 초 동안 약간의 박수만 나온 뒤 곧바로 적대적인 분위기가 나오기를 기대했었다. 경기 시작 전 워밍업을 할 때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사람은 네이마르였고, 나는 이 사실이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반면 기성용이 등장했을 때는 환호도 있었지만 야유의 소리도 확실하게 들렸다.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의 다수는 브라질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자주 볼 수 있는 한국보다는 브라질을 경험하고 싶어서 나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고 전 세계 어디서나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맨유처럼 경기마다 만원이 되는 팀을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빅클럽이 방문했을 때 관중수가 더 늘어날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빅클럽이 오는 것을 기다리면서도 승리는 홈팀이 가져가기를 바란다. 이러한 심리에 대해 심각하게 연구해봐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듯하다. 화려한 팀을 이겼을 때 홈팀의 지역적 자부심이 더 커진다는 사실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 같다. 어쨌거나 서울 시민과 한국 축구 팬들은 브라질이 플레이하기에 아무 불편함 없는 환경을 제공했다. '공격적이고 적대적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하는 것이 선진 의식 아닌가?'라는 반박이 나올 수도 있지만, 나의 축구적 관점에서는 어떠한 상대와 만나건 간에 적대적으로 대하는 편이 낫다고 믿는다. (중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