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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각
게시물ID : panic_854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미크론
추천 : 6
조회수 : 198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1/04 19: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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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옛날도 무감각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
입가가 찢어진 사람, 눈깔투성인 괴물 등... 그런 이상한 그림 있잖습니까? 그런 거 옛날에 많이 그렸습니다.
당연히 주위 애들한테도 미친놈 소리도 들었죠.
병아리... 그거 나는 줄 알고 창문 밖에 던지는 실험도 해봤죠. 그땐 잘 몰라서... 그 당시 제가 12층에서 살고 있었으니.. 결과는 뻔하죠.
 
심한 것은 청소년 시기였을 것입니다.
짜증날 때 특히 사람을 죽여도 별 아무런 느낌이 없을 것 같았고 모든 사람 죽여도 나와는 상관없단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창피하단 느낌 밖에 안 듭니다. 하하하.
이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어째든 그때가 가장 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시를 들자면.. 포털 사이트에 조금 검색만 하면 온갖 잔인한 그림이나 사진들이 돌아다니잖아요? 그걸 인터넷에서 고어(gore)물이라고 부르더군요.
그걸 봐도 별 감흥이 없었죠. 
 
 
한번은 어떤 친구가 무슨 애니메이션에서 잔인하게 사람 죽이는 장면을 보고 역겹다고 말하더군요.
전 역겹지도 즐겁지도 않았죠. 
그냥 "왜? 이게 뭐가 무섭고 혐오스러운 거지? 그냥 자연스럽고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잖아?"라고 말했죠.
그러니 개는 내가 미친놈인 것 마냥 쳐다보더군요. 전 웃으면서 뭘 그렇게 심각하냐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동영상을 계속 보았죠. 끝이 어떻게 되었는 지는 확인해야지 않겠어요? 마지막에서 머리가 찢어지고 피가 분수같이 나오는 장면은 친구를 더욱 구역질나게 만들어죠. 저야 물론 팝콘을 먹으며 심심하단 소리를 질리도록 했지만요. 
      

아, 과거 이야기는 여기서 끝을 내고. 선생님은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만약 실수로 사람을 죽이거나 죽어가는 사람을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라는 생각 말이지요.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무런 느낌이 없단 것을요.
왜 그렇게 생각이 드냐고요?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길을 걷다가 죽은 쥐를 발견했습니다. 커다란 차에 깔렸는지 아주 껌딱지 마냥 땅에 붙어 있었습니다.
또 다른 죽은 쥐는 갈비뼈가 가슴 밖으로 튀어나오고 아, 더 이상 말하면 선생님께서 역겨워 하실 것 같아 그만두겠습니다.
어떻게 되었든, 그게 쥐라는 것을 알았죠. 그 다음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냥 아무런 생각이 없었고 그저 그것을 밟고 지나갔죠.
이를 쥐에서 사람으로 바꿔봅시다.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봅시다. 간단하죠?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하하하하.
지금 당장 선생님이 제 앞에서 피를 과하게 흘리며 발버둥 치면서 죽어도 전 별로 감흥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 그렇다고 그렇게 소름끼친 표정을 짓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 칼이 없고 선생님을 그렇게 죽일 수도 없다는 것을 아시잖아요? 하하하.
 
 
제가 농담이 좀 지나쳤군요. 그건 사과드리겠습니다.
의사 선생님.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제가 사이코패스인지 뭔지... 그런 정신병자라고 생각하십니까?
전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평범하고 일상을 잘 지내는 사람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 이제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저는 이제 가 봐야 겠습니다. 더 이상 여기에 있으면 제가 잡힐 것 같으니까요.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당신의 목을 죄이고 있는 밧줄과 함께, 저 높고 푸른 하늘 위에서 말이지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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