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키는 178 남성이고 떡발이 좀 있는 편입니다.
옷을 입으면 가슴둘레 때문에 애매한 정도였답니다.
쩝.. 원래는 저도 굶기다이어트를 하고 싶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뭐랄까... 살집좀 있으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지내고 82~4를 유지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지난해 말 연이은 취업실패로 술을 많이 마셔서
1월1일 몸무게가 89.9를 찍었었습니다.
입고 다니던 바지가 안맞기 시작 했었죠
새해가 되어 밖에 나다니지 않고 공부만 해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하면서 1일1식을 시작했습니다. 1식도 밥 없이 야채와 지방이 없는 고기 조금으로 먹었지요
원래 간식은 안하지만, 한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는 대식가였던 저에겐 조금 고역이었습니다.
공부하다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기타 연습하고 다시 공부하고 기타 연습하고 반복했습니다.
제가 다이어트 한다는걸 아신 어머니께서는 칡즙이 허기를 덜 느끼게 해준다고 칡즙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제 안의 아귀를 땅콩으로 달래 주고 3주째 몸무게가 82까지 내려왔습니다.
그동안 현기증도 나고, 자다가 깼을때 허기를 참으며 다시 잠드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마침내 원래 사용하던 구멍으로 채울수 있게된 벨트를 보면서 처음으로 쾌감을 받았습니다.
4주째 부터는 허기가 아닌 공복이란 생각이 (?) 들었습니다. 위가 비어있기는 하지만 꼭 뭘 먹을 필요는 없겠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학원을 다니면서 통학을 걸어다니면서 운동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죠
이때 부터 하게된 재미있는 짓이, 길가다가 횟집을 지나면서 연어회가 먹고싶었습니다.
멍하니 걸으면서 예전에 먹었던 느낌을 되살렸습니다.
처음엔 접시에 담겨있는 모습과 색상, 젓가락으로 집었을때 손에 전해지는 무게감, 입안에 넣었을때 코로 느껴지는 향, 이로 씹을때 나오는
육즙과 혀에 닿는 감촉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넘김 까지.
이렇게 되새기고 나니 정말로 먹은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마치 최면을 거는 것 처럼요
그때부터 요리갤을 가서 사진들을 보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상상를 했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괜찬더군요
전에 어떤분께서 쓰신 글에 있던 글귀가 생각납니다.
\"지금 그걸 먹어봤자 어차피 니가 아는 그 맛 \" 이게 정말 진리인거 같아요
그리고 5주차 부터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식단의 변화는 아침에 집에서 만든 플레인 요구르트(설탕X)를 커피잔으로 반잔정도 먹었습니다.
인바디를 받아보니 체중이 줄었지만 근육이 상대적으로 지방보다 많이 빠졌더군요 ㅠㅠ
특히 팔뚝에 근육이 쏙 빠져서 두꺼운 몸에 얇은팔이라 레고같았습니다.
아직 복부지방이 남아있어서 복근과 팔 위주로 운동을 하고 있고 스쿼트도 빠짐없이 하고 있습니다.
설이 되기 전에 80을 돌파해서 79대로 내려왔고, 설연휴에도 극한의 자제심을 발휘하였습니다.
결과는 세이프. 다행인게, 몸무게가 빠지던게 탄력이 붙었는지 아직도 빠지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잰 몸무게가 76.7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입던 옷들과, 작아서 옷장 구석에 박아놨던 옷들을 꺼내 잆어봤습니다.
제 옷이 제 옷이 아니게 되었고, 제 옷이 아니던게 제 옷이 되었더군요
로또 1등 까진 아니었지만 3등은 한거 같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거울보면서 행복했습니다. 다만 셔츠를 입었을때 팔 부분이 너무 빈약한게 ㅠㅠ
이 만큼 해왔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그냥 만족하며 살던 저에게 필요한건 충격요법이었습니다.
굶는 방법은 확실히 요요의 위험도 크고 건강에도 안좋은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 선택을 후회 하지 않아요 ㅎ 앞으로도 꾸준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서
6월까지 현재 체중을 상한선으로 두는게 목표입니다.
길고 재미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게분들 화이팅!!
3줄요약
무식하게 굶으면서 다이어트 시작
골골대던 어느날 깨달음을 얻음
거울보고 행복해하며 다시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