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널 처음 본순간
난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내 얼굴은 달아오르고
어찌할 줄 몰라 서성였다.
그때는 참 행복했다.
네 속에 내가 존재하는 것이.
그때는 몰랐었다.
네 속의 내가 아님을
우리는 긁혀지며
화(火)를 냈고
나는 결국 재가 되어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너는 여전히
다른 성냥들과 긁히며
네 안의 성냥들을
다시 재로 만들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