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에 이재명 비판 글을 많이 써서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저도 한때 이재명의 열렬한 지지자였습니다.
어느 정도 지지자였느냐 하면
성남 시청에 전화해서 이재명 비서와 통화하고
(비서 목소리가 예쁘더군요)
이재명 시장 트윗에 트윗 날리고(사실 트친임)
이재명 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성남 FC 구단 소식 빠짐 없이 챙겨읽고
이재명 시장이 성남에서 했던 좋은 정책들 주변에 홍보하고
그랬었습니다.
사실 성남 시청에 직접 방문해서 이재명 시장과 만나려고도 했어요.
근데 이건 제가 서울 사는 관계로 시간이 안 되어서 못 했네요.
또 이재명 시장의 음주운전 과거를 비롯한 결점이 나올 때도
세계 유명 지도자들의 실수를 열거하며
쉴드를 쳤더랬습니다.
예를 들면 클린턴의 성추행 사건, 오바마의 젊은 시절 마약 중독 사건 같은 것들
말하며 훌륭한 정치인도 누구나 실수를 한 과거는 있다,
이재명의 실수도 그런 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하는 식으로.
제가 어떤 정치인에 빠져본 적이 사실 없는데
이재명 시장에게는 그렇게 열렬하게 빠졌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야말로 우리가 기다리던
또 다른 노무현, 그것도 공격력을 갖춘 노무현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이재명 시장이 박근혜 정권과 다투고 싸울 때마다
저는 내심 열광했습니다.
그가 시장실에 CCTV를 설치했다는 기사를 보며
저는 무릎을 치고 감탄을 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좋아했던 이 시장을 왜 싫어하게 되었을까요?
바로 그가 내뱉는 말 때문입니다.
저는 그가 다른 사람을 향해
그렇게 저열한 네거티브를 해대는 사람인줄 몰랐습니다.
왜 박근혜 정권과 그 부역자들을 위해 싸워야지
같은 편인 문재인을 향해 저렇게 총을 쏘고 내부총질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알고야 말았습니다.
이재명 시장이 정통의 회장이었으며,
박스떼기 차떼기의 주역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이명박 당선의 빌미를 준 그 사건이
이재명의 손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제가 느낀 건 엄청난 실망감이었습니다.
근데 그게 전부가 아니더군요.
그가 '인용문에 따옴표를 안 쳤을 뿐'이라고 변명하던
논문 표절 사건이 실은 광범위한 내용 붙여넣기였고
사실상 심각한 표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이 가까워 오면서
그가 경선룰 가지고 몽니를 부리는 것을 보면서
또 대권 욕심에 사로잡혀서 마구 민낯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저는 이 사람에 대해 지지를 접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우리가 기다리던 전투형 노무현이 아니라
전투형 정동영이었던 겁니다.
그게 저를 실망시켰고 화나게 만들었습니다.
훌륭한 후보라면 적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지지자 아닌 사람도 지지자로 돌아설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재명 시장은 가장 열렬한 지지자도
가장 극렬한 안티로 돌아서게 만드는 신기한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때는 대선에서 문재인을 뽑을까 이재명을 뽑을까
고민하던 시절이 제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몸서리가 쳐지네요.
저 사람이 저러한 본색을 드러내지 않고
끝까지 저나 다른 사람을 속였으면
이 나라는 어떻겠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정말 소름이 다 끼칩니다.
이재명의 지지율은 자기 스스로 네거티브를 한 자업자득의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이 사람이 차차기든 차차차기든 대선후보로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