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공군에서 헌병으로 근무를 하였고 전역한지 1년도 안 된 예비군입니다 ㅎㅎ
내일모레가 알바 월급날이라 돈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때는 13년 9월쯤인 것으로 생각됨. 본인은 3/4분기 사격을 불통하여 재사격을 하기 위해 병장의 무거운 몸을 이끌고
사격장으로 향했음. 워낙 사격 불합격자가 많아서 1시간정도 대기를 하다가 드디어 내 차례가 됐음.
아무리 병장이라도 사격은 실탄을 가지고 하는 훈련이기때문에 긴장하면서 사격을 함. 그렇게 실탄 10발을 모두 쏘고 방탄모에 머리를 올리고
통제관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중 옆에서 사격을 하던 동기의 총이 문제가 있는거임. 참고로 내가 속해있던 헌병중대 헌병반은 k-1을 가지고 사격을
함. 근데 문제가 뭐나면 후방이라 그런지 진짜 총들이 병신임. 사격하다가 탄피가 안빠지기도 하고 아예 총알이 안나가기도 함. 아무튼 옆 동기의 총이
장전만 되고 격발이 되지 않는 거임. 그래서 옆에 있던 부사수가(우리부대는 부사수를 하사관들이 했음) 사격을 완료한 내 총으로 내 동기보고 사격을
하라고 하고 동기 총을 내가 가지고 사격이 끝나면 교환을 하라고 했음. 내 동기빼고는 모든 사수가 사격을 완료하였기 때문에 다 퇴장을 하고 동기는
다음 조와 사격을 하게 되었음. 근데 이 미친 씨1발 부사관새끼가 내 동기 총에 장전되어 있던 실탄 한발을 실수로 제거 안하고 내 총과 교환을 한거임
(심지어 조정간 위치 단발로 그대로 있었음. 아무리 생각해도 피가 거꾸로 솟음)
당연히 나는 그 절차가 된 줄 알고 기쁜마음으로 사격장을 나왔음. 심지어 합격이라서 기분도 좋았음. 그렇게 시간을 후임들과 사격점수얘기를 하며 시
간을 보내고 있었음.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총구를 하늘로 향하고 있는 총을(항상 총구는 하늘을 향하고 있어야함. 군대를 갔다오지 않은 오유분들은 꼭
명심하길 바람) 당겼는데 미친 갑자기 엄청 큰 소리가 나는 거임. 심지어 나는 내 총에서 난 소린지도 몰랐음. 순식간에 나를 포함한 주위 사람들이 바닥
에 엎드림. 불행중 다행이도 그 주위에는 군 간부라고는 하사 한명밖에 없었음. 이 하사가 얼굴이 노래진채로 어떤새끼냐고 그러는 거. 근데 내 총을
보니 총열이 엄청 뜨겁고 연기까지 나는 것으로 보아 내 총인거임. 그 하사보고 제 총인것 같다 라고 말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함. 이 총이 원래 내 총이
아니다. 옆 동기 총이 고장이 나서 내 총을 주고 걔 총을 내가 받아왔다라고. 그러자 옆 동기 부사수가 누구냐고 묻길래 "###중사님 이십니다" 했더니
그 하사가 부사수였던 중사를 데리고 나왔음. 그 중사 역시 얼굴이 노래진 채로 나를 비록한 주위 병사들한테 말했음. 오늘 일은 없었던 일이다라고..
다행히 이 기막힌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고 본인은 무사히 전역을 하게 됨. 아직도 밤에 자다가 이때생각하면 온 몸에 소름이 끼침. 만약 총구의 방
향이 조금이라도 잘못되어있었더라면 나는 이 글을 쓰지 못했거나 아마 감옥에서 있었을 거임.
물론 총안에 있는 실탄을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본인 책임도 있음. 하지만 변명을 해보자면 우리 부대의 경우 총기사고 방지를 위해 사격을 제외하고는
간부가 다 알아서 해줌. 그래서 부사관들이 부사수로 있는거. 당연히 동기 총 실탄이 제거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임.
이 글의 결론. 진짜 군대에서 큰일나는거 한순간임. 특히 사격같은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훈련의 경우 진짜 긴장하고 해야함.
지금 대한민국이 안전불감증이니 뭐니 하는데 진짜 자기 주위에 불감증이 있다는 걸 명심하고 몸 조심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는 군인분들에게 (악페습저지르는 인간들 제외하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