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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대펌)어느 복학선배 이야기 7.txt
게시물ID : humorstory_4222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자임
추천 : 0
조회수 : 69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04 02:35:11
Penguins.jpg



“희야~! 날 좀 바라봐~ 너는 나를~ 좋아했잖아~”

부대에 있을 때 나름 보컬전공인 후임한테 배웠었다. 입대하기 전만해도 음치였던 나는 지금은 최소 평균 이상이다.

나는 내 음색에 취해 이승철이 빙의된 듯 이리저리 손으로 음표를 느끼며 한음절 한음절 토해냈다.

‘정말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이정도면 여자들이 뻑갈겁니다.’

비록 1년넘게 짬차이가 났지만 난 내후임이 했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걸 알고 있다. 내 자신감은 더욱 북받쳐 올랐다.

민희를 보았다. 민희는 자기 핸드폰을 들고 같이 동아리에 들어온 친구를 붙잡고 뭘 열심히 속닥이고 있었다.

내가 보낸 문자가 널 설레게 한건 아는데 그걸 함부로 남하고 공유하는건 좀.. 그렇지 않니?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노래를 부르는 중이어서 그러진 못했다.

민희는 동아리 같이 들어온 친구와 일어서서 회장 누나에게 뭘 말하더니, 가방을 들고 나가버렸다.

나는 당황했다. 급한일이 생겼나? 아니면 잠깐 어디를 갔다오려나?

나는 일단 침착하게 노래를 마무리 했다. 아무도 내 뒤를 잇지않았고 침묵만이 내려앉았다.
나는 민석이한테 속삭였다.

“민희 어디 간대?”

“나도 모르겠다..”

민석이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말할거면 그냥 말하면 되지 왠 한숨을 쉬고 난리야.. 괜히 짜증이 났다.

“야 근데 아무도 안이어? 이어야지 뭐하는거야?”

요즘애들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노래를 싫어하나? 싫어해도 일단 왔으면 불러야지 뭐하는건가?

“야 안이어? 노래방와서 뭐하는건데?”

나는 괜히 옆에있는 신입생 남자애한테 말했다.

녀석은 못미더운 표정으로 노래를 하나 예약했다.

어, 이놈 표정봐라..? 정말 복학하고 사회적응하기 힘들다힘들다 하는게 이해가 안갔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가는 기분이다.

그래, 내가 이번만 참는다. 어디 그 태도 얼마나 오래가는지 두고보자. 좋게 가려고 했더니 조만간 선배의 무서움을 보여줘야겠다. 

이런 건 초장에 기선제압해야 기어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싸늘한 분위기로 한시간이 지났고 보너스가 나왔다.

“우리 그냥 보너스 하지말고 가자..”

회장 누나가 힘없이 말했다. 다들 오늘따라 힘이없네..?

노래방을 나와 거리로 나갔다.

그래 뭐..아쉬운대로 오늘은 참자. 여러 가지 의미로. 집이나 가야겠다. 

가는길에 민희에게 무슨일 생겼냐고 물어봐야겠다.

근데 그때 회장누나가 나를 불렀다. 옆엔 민석이도 있었다.
“우린 술한잔 하고가자.”

“아 술이요? 야 다 와바라 회장누나가 한잔 하자고 하신다!!!”

나는 집으로 가려는 신입생들을 불러모았다. 나름 아쉬웠는데 잘됬다.

술한잔 하면서 신입생들에게 눈치교육정도는 시켜야할것같다. 

이건뭐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니..

“아니.. 우리셋이 마시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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