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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사자꾼 -2-
게시물ID : readers_8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wangGaeTo
추천 : 1
조회수 : 37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10 11:20:01
"사장이 싫기는 하지만 제 말만 듣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그러더라고요. 뭐 애초에 제 밑에 팀장하고 짜고 친거니 증거가 재대로 들어올리 없잖아요.
이사진들도 아닌걸 알지만서도 사장에게 역공을 맞을까봐 쉬쉬 하고 절 그냥 팽하기로 한거죠."
 
 
남자가 잠시 말을 멈추고 차창밖을 내다보았다.
 
악어는 침묵을 지켰다.
 
남자가 담배를 한대 물더만 말을 이었다.
 
"그래서 죽을려고요. 사장도 입만 다물어준다면 퇴직금이니 뭐니 해서 우리 딸들 대학등록금까지 다 대주고, 집사람 생활비도 준다니까요. 이사진 쪽도 정도는 챙겨준다고 했고. 살아서 입다물면 안되냐고요? 숨쉬는 이상 그걸 참을수가 없는데 무슨 수로 입을 다뭅니까? 솔직히 큰돈도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그냥 20대에 입사해서 40대에 접어들때까지 근 20년을 해왔던 것처럼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점심먹고 저녁에 다시 퇴근해서 집사람 얼굴보고 사는거, 그것만 계속하면 되요. 그런데 그게 안되니까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요."
 
"결국은 삶을 포기해서 가족들을 챙기겠다? 뭐 그런거지?"
 
"그런 셈이죠. 아버지라는 존재와 남편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의무감이 이렇게 된거죠. 지금 제게 가장 중요한건 이제 가족들뿐이니까요."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죽기를 바라나?"
 
"일단 불에 타죽는건 싫어요. 제 시신을 볼 집사람도 생각해야니까요. 물에 빠져죽는 것도 싫어요. 어릴때 수영장에서 죽을뻔한 이후로는 물 근처도 잘 안갔으니, 뛰어내리는 것도 좀 그렇고,,,,"
 
"그러니 질식사로 죽겠다고 의뢰한거잖아."
 
"그러죠. 문제는 어떻게 가느냐죠. 목을 메달아야하나, 번개탄을 피워야하나."
 
"그 부분은 해결하러 내가 온거아냐. 목 메다는 건 개인적으로 하고 싶지 않아. 성인 남자한명 티안나게 목메달기가 얼마나 어려운줄 알어? 하고 나면 온몸에 알이 베겨서 싫어,"
 
"까칠하시네요."
 
"이왕이면 서로 편해야지, 목메달면 너도 힘들어. 번개탄으로 해결하자.이게 최신 트렌드야 최신 트렌드."
 
"어떻게 하는거죠?"
 
"간단해, 지금 타고 있는 이차 있지? 이거 대포야. 그러니 죽은 담에 생판 모르는 사람 애 안먹여도 되고, 이미 왠만한 밀폐작업까지 끝내놨어. 니가 결심만 하면 배기가스 역류만 준비해서 여기서 한숨 푹자면 되. 그럼 모든게 끝나."
 
"그렇게 쉬운건가요? 자다가 깨서 고통스러워하거나 문을 열고 뛰쳐나갈수도 있잖아요."
 
"거기는 니 맘이야. 자다가깨서 나가고 싶으면 나가. 대신 한번 실패하면 다시는 의뢰 못해. 나오면 그대로 악으로 살거나 혼자서 죽어."
 
"그럼 바로 하죠. 이미 결심을 하고 연락드린거니."
 
남자는 안주머니서 하얀 봉투를 꺼냈다. 겉표지에 유서라고 적혀있었다.
 
"이미 유서도 다 써놨습니다. 이정도면 뭐 대충 정리할건 다 한거 같아요."
 
"안되. 이 바닥도 룰이라는게 있어. 첫 접선 후 숙려기간이 1주일이야. 그리고 선불금으로 가져온 백만원 있지? 그중에 한 삽십만원 가지고 가족들하고 여행한번 갔다와."
 
"여......여행이요?"
 
"그래. 내가 말했지. 룰이란게 있다고, 첫접선 후 숙려기간 1주일. 그리고 선불금 중 일부는 의뢰인에게 지급후 가족여행이나 기타 특정한 행동을 제시.
그리고 그 결과물과 함께 1주일후 재접선 한 다음 실행일 및 방법 결정."
 
"뭐가 되게 복잡하네요."
 
"우리들도 사람인지라 최소한의 예의와 기회를 주는 것일 뿐이야. 원래는 원하는대로 빨리빨리했는데, 장산범이라는 늙은이 하나가 만든 업무수칙이지. 강제성은 없지만 워낙 대단한 노인네라 다들 지키는 거고. 그러니까 넌 지금부터 집에 가서 여행을 떠나 국내건 해외건 상관없어. 그럼 지금부터 2주 후까지 숙려기간을 길게 줄게. 가족여행가서 만든 사진앨범하나하고 유서 가지고 연락해. 그거 준비 안되면 더이상의 진행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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