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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끝 없는 거짓말…고객 향한 기만을 멈춰라
게시물ID : sisa_5424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작은창문
추천 : 0
조회수 : 4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04 17:59:12
[기고] 지난달에도 쓴 '반성문', 4~5년 전에나 있던 일이라고?

 [홍명교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교육선전위원]

 
지난달 19일 한국방송(KBS)은 <추적60분>을 통해 삼성전자서비스의 극심한 노동 조건과 삼성전자서비스 수리 기사의 연이은 죽음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뤄 방송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쏟아졌던 KBS의 보도 행태에 대한 구성원들의 자기반성이 있었고, 길환영 전 사장 퇴진 투쟁으로 이룬 '방송 정상화’를 위한 싸움이 이룬 작은 성과였다. 아이러니하게도 KBS는 사장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에 좋은 보도들을 쏟아냈다. 

특히 당일 방송된 <추적60분>의 '고객님 만족하십니까? 어느 수리 기사의 죽음' 편은 1년 사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에서 3명 서비스 기사들의 노동 탄압과 극심한 노동 조건으로 죽어온 사실을 돌아보며, 그것의 근본 원인에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과 극심한 노동조건, 사측에 의한 실적 압박과 감정노동에 따른 스트레스 등이 있음을 폭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서비스 품질지수마저 왜곡해온 삼성

이 방송은 삼성전자서비스 원청이 수리 기사들로 하여금 '서비스 품질지수'를 왜곡시킬 것을 공공연히 주문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 KSQI(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에 의한 전화 설문을 받게 될 경우 '거짓말'을 하고 이를 녹취해 증명하면 상금도 주는 방식이었다. "13년 연속으로 고객 만족도 1위를 달성”하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가 이런 행각을 벌여왔다는 사실은 삼성이란 브랜드를 믿고 수리를 맡겨온 시민들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다. 

많은 시민은 방송 직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정말 이런 줄은 몰랐다.", "말도 안 되는 이 일들이~ 어찌 뉴스 하나 안 뜰까요~", "젊디젊은 그 기사의 얼굴이 너무 맘을 아프게 하네요" 등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특히 파업 이후 일터로 돌아온 수리 기사 노조 조합원들에게 방송에 대해 이야기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시민들도 많았다. 이런 상황은 그간 동료들의 죽음과 회사의 무자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각종 미디어에서 외면 받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용기를 얻고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크나큰 힘이었다.

지난 6월 28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45일에 걸쳐 이어진 상경투쟁 파업을 마치며 기준 단체협상(이하 단협)을 위한 사측과의 교섭을 마무리 지었고, 이 단협은 7월 1일 부로 효력이 발생하였다. 노사 간 합의에 따르면 각 센터는 복리후생 등에 있어서 개별적인 교섭을 진행하고 앞으로 노조 탄압을 중단하며 노사 관계의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약속 등이 담겨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서비스는 고객들을 상대로 한 거짓말과 서비스 기사들에 대한 기만을 그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서비스품질지수 왜곡에 대해선 일언반구 변명의 말조차 없을뿐더러, 지난달 21일엔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각 센터 오프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자신이 서비스 기사들과 '상생'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지금껏 열악한 노동 조건에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근근이 생활하며 싸워온 대다수 수리 기사의 삶을 봤을 때 이는 명백한 거짓이다. 삼성은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해 협력업체와 함께 상생협의회를 발족"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 '상생협의회'의 실체를 우리는 알 수가 없다. 가끔 협력사 사장들이 한군데로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돌아오면 무언가 나빠지기만 할 뿐이다. 실제로 6월 28일 기준 단협 체결 이후 "빠르게 개별 단협(각 센터별 노사 단협)도 체결하자"고 말하던 경북 지역의 한 센터 사장은 사장들이 모인다는 회의에 다녀온 이후 태도가 180도 급변했다. 교섭도 불응하고 약속했던 복리후생 수준도 후퇴시켰다. '상생협의회'가 아니라 '탄압협의회'는 아닌지 되묻고 싶다.

임금 체계 개선 없이 생색만 내는 삼성

지난해 삼성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설립되고 최종범 열사가 죽자, 몇백억 원의 돈을 쏟아 수리 기사들의 여건 향상을 위해 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라곤 노동조합이 설립된 센터에 '노무팀장'이 새로 들어왔다는 사실뿐이다. 노조 설립 전에는 본사(원청) 소속 SV(차장 급 관리자)가 하던 일을 이 노무팀장이 나서, 사사건건 노동자들을 옥죄어댔다. 아마도 이런 일상적 탄압의 강화에 저 '상생 예산'에 쓰인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전국 여느 사업장보다 복잡하고 해독 불능한 임금 체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수리 기사들은 자신의 임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모르고, 사장들 역시 알지 못한다. 노조 설립 이전에는 근로기준법마저 무시한 불법적 임금 계산법이 공공연하게 설명되었으나 노조 설립 이후에는 '가짜 급여명세서'가 노동자들에게 주어진다. 실제로는 수리 한 건 건당 수수료제도인 것을 마치 월급제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 "임금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노력을 일선 수리 기사들일 체감한 적은 없다. 두 노동자의 죽음과 45일에 걸친 파업 투쟁으로 120만 원이라는 기본급을 쟁취했고, 딱 그만큼의 변화가 있을 뿐이다. 노동자들이 들고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없었을 것이 확실하다. 

"4~5년 전 일"이라더니 지난 달에도 횡행

삼성전자서비스 사측은 고객들에게 거짓말을 중단해야 한다. 고객은 삼성 자본의 봉이 아니다. 삼성전자서비스 사측은 <추적60분>에서 보도된 수리 기사들의 대책서 작성과 고객만족도 대장 기록 등이 "일부 협력사가 4~5년 전에 자체적으로 운영했던 것"이며 "지금은 운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거짓말한다. 그러나 대책서 작성과 고객만족도 평가 등은 최근까지 전국적으로 이루어졌다. 지금도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센터에선 공공연하게 시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광안센터에서는 사측의 지시로 한 비조합원 엔지니어가 위와 같은 개선대책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 문서에는 친절도 점수, 조직 목표, 실적, 본인 목표치 등이 기재되어 있었고, 친절도 불만 사유가 무엇이며 문제점과 개선 대책에 대해 수리 기사로 하여금 직접 작성케 하고 있다. 수리 기사들을 극심한 스트레스로 내모는 대책서 작성 강요는 4~5년 전이 아니라 지금도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센터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살인적 감정노동'에 대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해결 이뤄져야

한편 <추적60분> '어느 수리 기사의 죽음' 편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극심한 감정노동 실태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이런 잘못된 구조가 1년 사이 4명의 수리 기사를 죽음으로 내몰았으니,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하다. 이에 대해 삼성은 "전국 57개 심리상담센터에서 협력업체 직원과 가족들이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생색을 낸다. 그러나 이는 이미 수년 전에 나온 조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조치도 될 수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는 아무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다친 노동자들'에게 왜 다쳤느냐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라고 다그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이 노동자들의 감정이 다치지 않도록 변화하는 것이 제대로 된 대책 아니겠는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치유란 '외상'(트라우마)이 끝나고 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그러나 폭력적인 '외상'이 여전히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에서는 이런 '치유'가 존재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많은 수리 기사가 다치게 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며 다시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개선'하는 것이다. 삼성이 즉각 노조 탄압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합법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한다면, 그리고 감정노동에 대한 강압을 중단한다면, 그 순간 치유는 시작될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 사측은 즉각 고객들에 대한 거짓말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삼성 유니폼을 입고 삼성전자 제품 고치는 서비스 수리 기사들에 대한 기만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 시민들은 알고 있다. 한 번 실수는 용서될 수 있지만 계속되는 거짓말과 기만은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무쪼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재벌이 무노조 경영에 대해 각성하고 삼성전자서비스의 공개적인 반성이 있을 것을 촉구한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2&aid=000200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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