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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2(終) 처방, 그럼에도, 수렁
게시물ID : sisa_8561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과군주
추천 : 2
조회수 : 27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3/01 00:46:53
http://todayhumor.com/?sisa_856135
[책]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1 수렁
 
1부에서 적었던 것은, 세계의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한(무역규모만 보면 지금은 중국에 뒤쳐졌지만) 미국의 금융위기가 발생해 돋됐다, 그러나 해결방책은 쉽다!(저자의 주장에 따르면)까지 적었습니다.

사실 부채같은건 IMF이전에도 우리나라가 경험했지만, 뭐 문제가 없을땐 기업이 부채가 있어야 투자도 하고 투자를 해야 좋은 물건 만들고, 좋은 물건 만들면 잘 쓰고 좋고, 나라도 잘 돌아가고 그렇지요. 하지만 공황 시기가 오면 부채는 정말 위험한 것으로 변질됩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아주 간단하게 답을 달자면, 사회 전반적으로 기업의 물건 잘 사줄 환경이 되면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처럼 들리긴 하죠?..^^a;; 하지만 아닙니다. 특히 불황, 공황의 상황이 다가온다면요.

'미덕(절약)은 악덕이고 신중함은 어리석음이다.'


사실 크루그먼은 4장부터 8장까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상황이 왜 이 지경이 된 것인지에 적고 있는데(원인판단), 이 입장에서 크루그먼이 바라본 입장은 사실 이 저자의 다른 책,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원제:진보의 양심)이나 혹은 크루그먼이 기고해온 기사들(물론 번역이 된 것들)에 더 자세히 나오니 굳이 적고 싶진 않지만, 사실 이 책만 봐도 어느정도 공부는 되는 셈이긴 합니다.

사실 은행에 대해서, IMF이전 대부분의 사람(노동자)들이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은행원을 공무원처럼 고리타분한 직장으로 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좀 가혹한 금융정책들이 자주 일어났기에, 특히 공황기의 국민감정은 은행가들에게 매우 나빴죠. 책외로 적자면 JP모건이 살던 집 창문에 시민이 돌던진 일도 있어요.(뭐 살인기도 안당한게 다행이지만=_=. 뭐 솔직히 당했는데 안 알려졌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신자유주의라는 풍조가 발생하면서(크루그먼은 이런 용어는 쓰지 않지만. 대신 주술 경제학이란 용어를 쓰죠.) 은행들이 경쟁적인 이자율을 도입했는데, 이 것은 수익을 많이 주는 쪽으로 경쟁이 붙었단 얘깁니다.
그런데 흔히 얘기하듯이 고수익은 고리스크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위험이 크다는 것은 본전 챙기기조차 어려울 확률도 높다는거죠. 책 외로 얘기하자면, 그 고수익 추구는 끔찍할 수준까지 올라가긴 했습니다만.

그 밖에도 이른바 '부자들이 돈많이 벌면 가난한 사람도 돈좀 번다'는 식의 낙수효과 미신이 생겨났는데-_-a 미국엔 이런저런 규제완화니 세금감면이니 일어났습니다. 이 덕분에 자본주의도 불안정해졌죠.

어느날 부자들이 타지마할급의 집을 짓고, 1% 부자들만 소득이 4-6배 늘어나고, 중산층은 뭐 옛날 먹고사는 수준대로 먹고살고, 한마디로 부자들은 떵떵거리며 사는데 월급쟁이들은 매일매일 먹고사는게 팍팍한 상황이 30년째 도래한 것이죠..
('1%가 아닌 99%를 위해!'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의 지도급 운동가중 하나였던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스티글리츠의 '99%'표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표현합니다.)
사실 이 것은 경제학자 케인스나 멜서스가 예견한, '소득성향'이란 경제 전문용어로 조금 고칠 수 있는데, 그건 가난한 사람들은 버는 족족 쓰지만 부자들은 번다고 그만큼 쓰지 않으므로 부자들에게 돈이 갈수록 경제가 잘 안돌아간다는 이론입니다. 그런데 그 부자들에게, 수십년동안 소득이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학생때 들은 얘기가 있는데, 친구가 '미국같은 나라는 2%의 인구가 전국민을 먹여살린대' 하고 좋아하더군요. 반대로 말하면 98%를 2%가 필요없다고 생각할수 있다는 여지도 될 수 있는 얘기잖아요? 제가 그런 나라에서 산다면 당연히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별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만(...)

...
책외로 사실 좀 슬픈 얘긴데, 경제학자 장하준(아마 21세기상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론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일겁니다. 네이버 리뷰수만 1000개가 넘을 정도니. 동시에 대학 '경제학'과에선 제일 덜 유명한 양반일수도 있겠지만)이 얘기하기로는 '경제사'같은 과목들이 족족 대학에서 폐강처리된다는거에요. 경제사란게 뭐냐면 경제가 요때 어떻게 돌아갔고 저때 어떻게 돌아갔는지,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학문입니다. 즉 '역사'를 포기한거죠.
요새 케인스 하면 뉴스에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오고 토론에도 나와서 시사에 좀 관심있는 분이라면 '아 그양반? 대공황때 자본주의를 구한 양반?'이라고 이해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자에 따르면 2006년 당시에는 보수잡지 '휴먼이벤츠에서 3대 금서를 발표하기를, 히틀러의 '나의 투쟁'과 마르크스의 '자본론', 그리고 케인스의 '일반이론'을 제일가는 금서로 놓았다는 것이죠.
뭐 난 케인스 저서를 한권도 읽어본적 없다고 자랑스레 얘기하는 경제학자도 있다는데 뭐 그건 다른 책에 나오는 얘기고..(미국의 어느 경제 블로거가 쓴 책인데 책 제목이 정확하게 기억이 안납니다. '죽은 경제학자들의 만찬' 비슷한 제목이었는데;

'금융경제학자는 국가의 자본성장을 케인스가 말한 '카지노'에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뭐 주택모기지증권(MBS)가 위험했다 '파생상품은 대량살상 핵무기다'(by 투자왕 워렌 버핏) '현재의 자본주의는 도가 지나쳤다'(by 핵투기왕 조지 소로스) 다들 투기놀음에 빠졌다 카지노 자본주의다 부채 자본주의다 여러가지 소리가 있긴 합니다.
그런것도 있고 TARP(방수포)계획에 따른 재정지출 7000억불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고 뭐 그렇죠 뭐. 미국경제 크기는 연간 15조불쯤 되니까요.(지금은 18조불)
사실 폴 크루그먼같은 케인즈주의자에 있어서 - 사실 전 그의 판이 맞고 지금도 맞다고 보지만 -
그 때 미국 정부가 처방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치명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응급처치와 현상유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뭐 이 표현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는데.. 스티글리츠가 'freefall'이란 책에서 표현한 그대로죠 뭐.

뭐 그래서 지금 현재 우리나라는 불황에 서서히 빠져가고 있고 세상도 여전히 변함이 없고 뭐 그렇습니다.
하지만 원인만 길게 나열한다고 해서, 병자가 있어서 치료를 해야 한다면 해법은 비방이 아닌 처방이죠.


크루그먼은 2대 처방으로(사실은 3대 처방) 이 것을 주장합니다.
확장재정과 통화정책 말이죠. 뭐 뉴딜때처럼 후버댐같은거 만들고 허물어진 인프라 고치고 가솔린 많이 안써도 나라가 돌아가게 주요도시에 지하철공사 해주면 경기야 금방 안돌겠습니까?
사실 버넹키도 '우려할만한 인플레는 없을 것이다'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물론 실제로 없었죠. 미국 공화당은 계속 있다고 그랬지만.(뭐 사실 그당시 역대최강의 오일쇼크가 나서 스태그플레이션까지 동시에 벌어지긴 했습니다. 디플레우려에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역대 골때린것들의 총합들이죠.)
크루그먼이 올리는 분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사실 찾다보면 별데에서 다 나옵니다. 채운우진아빠님이라고 네이버 파워블로거가 있는데 거기 잘 뒤지면 나옵니다. 거기 말고도 전장천이라고 검색하면 블로그가 나오는데 그 블로그에서 크루그먼의 기고문을 꾸준히 번역하고 있어요.) 인플레가 꾸준히 나는 나라는 소득분배가 다른나라보다 좀더 평등하게 변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하고 있죠. 뭐 장하준도 책 속에서 같은 얘길 하지만.
크루그먼의 통찰의 구석에는 비범한 구석도 있는데, 2012년도에 '연준(미국 중앙은행)이 '찍어낸 돈'은 시중에 풀리지 않았다는 얘기도 하죠.(뭐 후에 버넹키의 자서전 '행동하는 용기'에서 버넹키가 간접적으로 인정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그의 해법은 이렇습니다.

'미국의 인플레를 4%로 추구하자!' 그 이전의 미국이 추구한 인플레는 평균적으로 2% 안팎이었거든요. IMF 당시 경제학자 블랑샤르가 주장한 4% 목표제인데,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IMF가 감히 그런 생각을 밝힐 수 있도록 허락했다'에 있습니다. 그 이전엔 금기나 다름없었다는거죠. 어찌됐든 인플레를 한 10년쯤 그렇게 추구하다보면 지금의 금융위기(당시 2012년)는 사라지지 않겠냐는거죠.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닌, 소득과 동반성장하는(심지어 그 것이 명목상은 차이가 없더라도) 인플레는 세가지 이익이 있다고 저자는 역설합니다. 1. 제로금리 한계의 제약이 약해지고 2.개인부채가 탕감되며 3.명목 임금이 하락됨에 대한 경직성을 완화시킨다는거죠.

책 외로, 설득의 에세이에서 케인스는 인플레이션의 효과가 채무자들에게 얼마나 유리함을 안겨다주는지 설명한 바 있습니다.

또한 정부적자를 내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에 대해 한마디 합니다. '자국의 통화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국가는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없다.'
긴축주의자들에 대해서도 비판합니다. 예를 들면 캐머런 영국 총리의 경우 대대적인 긴축정책을 썼는데, 결국 그 대가로 나라가 엉망이 되어 금리를 낮춰버린 식으로 말이죠.


어차피 당겨서 써서 나중에 그 적자를 갚으면 되는데, 그 적자에 대해 왜 그리 신경을 쓰는가? '재정적자를 내서 실업자를 구제하고 기반시설(인프라)를 고치면 나중에 어차피 돌아온다' 뭐 이런 식으로 보시면 되는데요.


...

음. 사견을 좀 쓰자면요. 결국 그가 말한 정책을 미국정부는 채용하지 않았고, 여전히 세상은 불안합니다. 딱 한달 전에 미국에선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했죠.(트럼프가 크루그먼이 주장한 인프라 투자를 주장한다는건 참 역설적이지만.)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2016년도의 기사를 읽어보면 '차라리 인플레이션을 내는게 나았다'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났습니다. 우리나라 위기설도 슬슬 나오고 있죠.(사실 즉각 위험하다기보단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에 개구리가 삶아죽듯 천천히 위기가 오고 있다는게 제 생각이지만) 9년이 지났는데, 이 상태로 다시 9년이 지나면 더 나아질까요?

뭐 어떻게 생각하든 독자들의 몫이지만요.

...
일단 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런 종류의 책을 자주 읽은 분이 아니시라는 가정 하에, 소견을 얘기드리자면 모르는 부분이 있거나 이해가 덜 가신다면 과감하게 넘기시고 책을 한번 더 읽는게 낫습니다. 대중서이긴 하지만, 약간은 전문서적이니까요. 사실 저자 자체가 말하는 투가 되게 재미있어요-_-a 사실 대중서로 읽을만한 책도 많이 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 만약 미국이 그 당시 양적완화 사이에서 정말로 2012년 당시에 인플레를 '제대로' 냈었다면, 최대 채권국인 아시아와의 충분한 협정을 통해 제대로 냈었다면 당연히 도움이 되었을거라고 봅니다. 미국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우리나라는 성장율이(인플레이션까지 포함해) 3퍼센트까지 떨어지고, 중국이 미국의 자리를 사실상 넘볼 정도로(이에 대해서는 과거 일본이나 독일처럼, 미국이 중국을 꺾어누를 수 있을것같지가 않습니다. 후에 다른 책의 리뷰를 통해 얘기드릴 내용이겠지만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았겠지요. 뭐 어쨌든 상황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그의 처방은 맞았겠으나.. 왜 실패했는가?

앞서 1부에 적은 얘기가 있지요? 케인스의 말 말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채무자에게 유리하고 디플레이션은 채권자에게 유리하다. 이 것은 정치적인 결정이다.'


제가 생각하기도.. 정치적인 결정이지요. 오늘날의 정치체제는 민주주의이지만.. 결국 정치란건 수많은 계층들이 서로의 이권에 대해서 서로의 권력을 통해 투쟁하는걸로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아니면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이 세계의 수많은 생명체처럼, 자신의 생활권을 보호하기 위해 수많은 투쟁과 생존경쟁을 반복한 결과, 어느순간 고착되어버렸다고 생각하면 어떠할까요? 채권자는 어떤 존재일까요? 채무자가 초식동물이라면 채권자는 육식동물일겁니다. 이 상황에서 채무자가 유리할까요 채권자가 유리할까요? 그렇다면 과연, 어떤 '패러다임의 전환'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초식동물이 이기는 세상이 도래할까요?

'실업자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라고 적은 것도 미스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고용에 대해서만큼은, 실업자건 취업자건 중요한 문제니까요.

크루그먼은 인플레이션과 재정확대에 대해 기술적인 문제로 생각했지만(사실 이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문제가 맞기도 합니다. 정말 원한다면 그렇게 해버리면 되니까.), 그 것을 '고치는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인 결정이 아닐까요? 사실 크루그먼의 이 책,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에 대해서 말하자면, 케인스의 '고용, 이자,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의 일부를 이해하기 쉽게 개선하고, 시대에 맞추어 '인플레이션'이란 추가 과제를 제시하고, 시대에서 추가된 통계와 정보를 추가로 집어넣은 걸로 전 판단합니다.(왜 이렇게 말할수 있는가 하면 전 두 책 다 읽었고 둘다 분석했으니까요.)

전 대부분의 젊은이가 그렇듯이, 진보적인 것에 더 끌리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정치 문외한,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에서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라간 것 자체가 정치적인 결정이, 무언가 패러다임이 바뀌어버린 그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편으로 정당에 제대로 발을 딛지도 않고 음지에서 활동하다, 공황이 오자 왕좌에 등극한 히틀러를 떠올리게 하지요. 그게 두렵고 우려스러운 결과일지, 평이한 결과일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끝나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기 전의 전간기 어딘가 서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음. 여튼 이 리뷰가 재미있으셨으면.. 한번쯤 도서관이나 책방을 들릴때 슬쩍 보시거나, 사시거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리뷰의 유일한 보람이죠.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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