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가을, KIA 감독실에서 ‘임의탈퇴’라는 단어가 나왔다.
시즌 막바지 내야수 안치홍의 군입대가 KIA에는 비상한 관심사가 됐다. 김선빈에 이어 내야의 핵 안치홍의 공백이 불가피해지자 구단이 마음을 돌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준비됐던 계획이기도 했고, 쉼없던 6년의 시간과 대표팀 탈락 논란으로 심신이 지친 안치홍은 군입대를 선택했다. 고민 끝에 군입대를 허락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구단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방법을 썼다. 감독이 아닌 야구 대선배의 입장으로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다독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안치홍을 감독실로 보낸 것이다.
그러나 감독실에서 나온 얘기는 “군입대를 고집하면 임의탈퇴도 가능하다”였다. 예상치 못했던 ‘임의 탈퇴’라는 단어에 구단 사무실이 발칵 뒤집혔다. ‘소통’을 화두로 삼았던 KIA였던 만큼 선수단을 비롯한 내부가 술렁거렸다. 이런저런 소란 속에서도 구단과 안치홍은 아름다운 작별 수순을 밟았지만 상처는 남았다.
선동열 감독은 22일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또 다시 선수들과의 ‘소통’을 약속했다. 그러나 ‘임의탈퇴’의 후유증이 깊게 남아있다. 선 감독이 앞선 3년 동안 언급했던 얘기도 ‘소통’이었기 때문에 이번 재계약에 대한 반응은 냉담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마음을 얻고 팬심을 달래기 위한 선 감독의 진정성, 현재의 통렬한 비난을 정면돌파할 용기기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KIA의 상처와 실패는 반복될 것이다.
/김여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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