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면 각자 복무할 당시 선임들에게 혹은 동기들이 줏어들어온
부대만의 귀신이야기가 꼭 한가지씩은 있을겁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복무했던 곳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신막사로 바뀐 저희 대대는 (ex: O사단 O연대 O대대) 제가 복무했을 당시 구막사였습니다
그리고 대대 뒷길로 바로 옆대대랑 이어지는 길이 있어
같은 훈련소에서 생활하고 떨어졌던 동기들을 일과시간 이후엔 자유롭게 만나러 갈 수 있었습니다
선임들에게 치이던 이등병때는 일과시간 이후가 얼마나 기다려지던지..
하루는 선임도 옆대대에 볼 일이 있다하여 일과시간 종료 후
2인 1조로 옆대대를 놀러갔습니다
선임은 볼 일을 보러갔고 저는 동기들을 만났습니다
돌로 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서 커피 한잔하며 얘기하던 중에
동기 하나가 말했습니다
"아 참참 너네 그거알아? 우리대대랑 너네(비둘기네)대대랑 같은 귀신 나온대"
이 동기는 훈련소때도 제 맞은편에서 생활한 동기였는데
매일 잠들기 전까지 귀신 경험담을 들려줄만큼 귀신에 관심이 많던 친구여서
몇번 짜증을 내기도 했던 친구였습니다
그치만 그때는 짜증을 낼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선임들과 위병소 근무를 설 때 들어본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어.. 나도 그 얘기는 들었어 여자아이라며?"
그러자 나머지 한 동기가
"야 선임들끼리 대대 구분없이 다 잘지내니까 걍 지어낸거겠지"
하며 말을 잘랐고 몇번 웅성웅성 대다가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잠을 자다 중간에 살짝 깨어났는데
생활관 앞 복도에서 불침번을 서고 있던 선임들이 하는 얘기가 들렸습니다
꿈뻑 꿈뻑 들었던 내용을 그대로 적자면
2대대 연병장에서 갑자기 나타난 거수자를 순찰돌던 당직사령이 발견했고
그로인해 5대기(5분대기조)가 출동했으며 그 거수자가 대대끼리 이어지는 뒷길로 걸어갔으나
확인 할 수 없으니 우리대대에서 확인을 바란다는 연락이 우리 대대 지휘통제실로 왔다는 것 입니다
당연히 우리 대대 역시 5분대기조를 출동시켰고 그 다음 상황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5분대기조가 있던 중대의 동기에게 전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5대기는 중대 안에 속한 소대 중 한 소대가 맡아 진행합니다
뛰쳐나간 5대기가 흩어져서 이 곳 저 곳 수색을 하고 있는데
그 중 선임 몇명이 봤다고 합니다
연병장을 가로질러 무언가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는데
정지! 정지!를 외치며 쫓아가며 본 거수자는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였답니다
살짝 멀리서 봤을때엔 검은 머리라 머리 아래만 육안으로 식별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정신없이 쫓아가다 비춘 라이트와 선임들 눈에 비친 여자아이는 머리가 없었답니다
말 그대로 머리가 없는 여자아이가 치마를 입고 연대 뒷길로 걸어가고 있더랍니다
그대로 주저앉아버린 선임들은 조금 뒤늦게 합류한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을 했지만
아무도 믿질 않더랍니다 일어나서 다같이 연대 뒷길 공터로 가봤지만
그 어디에도 여자아이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다음날 바로 찾아간 2대대 동기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머리 없는 여자아이가 나타난다고
저도 이미 알고 있었던 아니, 미리 들어봤던 이야기여서 더 소름이 끼쳤습니다
다행히 군 복무중엔 한번도 본 적은 없으나
여러 사람이 목격한 귀신이니만큼 궁금하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