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이에요.
인연이 닿아 한 학생에게 과외식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는데,
초급인데다 영어를 사용하는 학생이라 영어로 가르치고 있어요.
저 스스로도 영어를 그렇게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몸짓발짓 사전 다 동원해가며 가르치고
학생이 이해하고 도움이 됐다고 말해주는 데에 뿌듯해하면서 몇 주가 지났어요.
그런데 오늘, 평소처럼 과외를 하고 있는데
기분이 안 좋아 보이길래 물어봤더니
학급에서 자기가 너무 뒤쳐진다고,
자기가 멍청한 거냐고 묻더라구요.
같은 급수의 학생들이라도 차이는 나게 마련이지만,
이 학생이 사실 초반에 수업을 제대로 못들어서 조금 진도가 뒤처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과외를 하게 된건데,
점점 더 뒤처지게 된다면서, 다른 학생들은 너무 잘 하고 다 알아듣는데
혼자서 수업을 따라가는 게 너무 벅차다고..
그 말을 듣는데 마음이 너무 안좋았어요.
제가 아니었다면 더 힘들었을거라면서 고맙다고 말해주는데..
더 유창한 영어로, 더 자세하게, 더 확실하게 설명해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항상 농담조로 자기만 그 교실에서 못한다고 말하길래 괜찮다고 웃어넘겨왔는데 지금까지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지 못해서
더 잘 가르쳐주지못해서, 더 도움이 되어 주지 못해서
정말로 미안하고..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어요.
한국어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전공자인 저도 가끔 벅찰 때가 있는데
어순이 완전히 반대인 영어권 학생인지라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그냥.. 마음이 많이 아픈 하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