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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시절 할머니 일화입니다.
게시물ID : panic_857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errard
추천 : 41
조회수 : 5058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1/19 22: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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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할머니께서 해주신 일제 강점기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저는 친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랐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야인시대’ 라는 남성성을 자극하는 드라마가 방영했었죠. 드라마의 배경인 일제 강점기에 대해서도 간략하게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때 어떻게 사셨을까?’ 라는 호기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설거지를 하고 계시던 할머니께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 때 뭐했어?’ 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사실 일제 강점기에 어렸기 때문에 많은 기억을 갖고 있지는 않단다. 가장 기억나는 일이 있다만 너무 무서운 기억이란다.”

항상 왕성한 호기심을 갖고 있던 저는 계속된 질문 공세를 했습니다. 쉽게 말해 할머니께 매달려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엄청 졸랐습니다.

“할머니가 살았던 동네에는 할머니와 친한 언니가 있었단다. 항상 즐겁게 놀았던 좋은 추억 속의 언니였지.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같이 놀던 우리한테 아버지께서 다급하게 빨리 숨으라는 말씀을 하셨어. 이유를 몰랐지만 일단 몸을 구겨 넣듯이 장독대 안으로 들어갔고 지푸라기를 뒤집어썼지. 그 순간은 꼭 숨바꼭질을 하는 것 같아서 마냥 재미있었단다. 순간 마당에서 남자들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고 뭐라고 하는지는 정확히 못 들었지만 굉장히 무서운 목소리였단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남자들은 일본 순사들이었단다. 지금은 10대, 20대 여자들을 위안부로 데리고 갔다고들 말하지만 실제로는 나이를 불문하고 여자다 싶으면 모두 데려갔단다. 이 집에는 여자가 없다는 아버지를 무시한 채 온 집안을 뒤졌단다. 하도 깨지는 소리가 많이 들려서 순간순간 너무 놀랐고 어렸지만 그 분위기가 무서워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단다. 점점 순사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고 우리가 있었던 장독대로 왔단다.”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시는 중에도 계속해서 한숨과 눈물을 쏟으셨습니다.

“열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장독대를 무언가로 계속 두들기고 찔렀단다. 그러다 옆 장독대에 있었던 언니가 소리를 질렀어. 너무나도 기괴한 비명소리여서 아직도 그 소리가 기억이 나는구나. 몇 시간이 지나고 나는 장독대에서 나왔고 그 언니를 볼 수 없었단다. 나중에 할머니의 어머니한테 들었던 내용은 너무 충격적이었단다. 순사들은 죽창으로 장독대 안을 찔렀고 그 언니가 있었던 장독대를 찔렀을 때 새빨간 창자가 나왔다고 한다. 그 언니는 끌려갔던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다 죽었더구나. 할머니는 너무 무서워서 3개월 뒤에 너희 할아버지와 중매결혼을 했단다. 결혼한 여자는 끌려가지 않기 때문에 살기 위해 결혼을 했단다.”

이 이야기는 제가 별 기억도 갖고 있지 않은 나이에 들었지만 아직도 이야기를 해주셨던 장소와 할머니의 표정이 기억이 날 정도로 충격적이고 무섭습니다.
출처 루리웹 드록바나나 님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8592833&bbsId=G005&itemId=145&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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