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서 따로 사신건 9년정도 되었어요. 크게 부부싸움 있던 뒤 한 2년 뒤부터.. 따로 살았어요.
저랑 동생은 8년동안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지내다가 올해부턴 아빠랑 지내게 됐고, 앞으로도 그럴거 같아요.
그리고 그 9년동안 부모님은 전혀 교류가 없으셨어요. 서로 문자나 통화도 일체 안하세요.
작년부터 올해까지 문자 두세개? 그것도 저희집으로 온 우편물 가져가라는 문자였어요.
만나는건 가끔 저와 동생 생일날 같이 밥먹는정도. 그마저도 매년 챙긴건 아니고 9년동안 대여섯번..
그리고 명절날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생신때에도 서로 참석하지 않고 있어요. 저랑 동생은 다 가고 있고요.
다음주 토요일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결혼 50주년이라 다같이 모여 점심 하는데 아버지는 안가신다고 하셨구요..
저희가 어머니랑 만나는 것도 아버지가 시골에 내려가시거나 중국출장 가시거나 등산하셔서 집에 안계실때
그럴때만 만나서 두달에 한번? 두번? 그정도만 만나요. 같이 저녁을 먹거나 엄마 집에서 자고 옵니다.
어머니나 외할머니는 아버지 계속 챙겨주셔요. 외할머니는 아버지 좋아하신다고 매년 양념게장도 보내주시고
어머니도 집에 오실때마다 아버지 옷도 챙겨주시고, 좋아하는 반찬도 해주셔요.
아버지는 언급도 일체 안하세요. 가족행사 참석하는것도 싫어하시고. 그렇다고 신경을 안 쓰시는 건 아닌거 같아요.
저번에 아버지가 어머니에 대해 시를 쓰신걸 봤는데 부정적인 내용은 아니였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이여, 이렇게 쓰여져 있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아버지가 가부장적이고 무뚝뚝한 성격은 아니에요. 매일 밤마다 사랑한다고 말해주실 정도로 다정하고 가정적이세요.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지내실건지 걱정돼요. 친구들 부모님들처럼 두분이서 화목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는데 그건 불가능할 거 같아요.
아마 저는 모르는 불화가 있겠죠.. 왜 이혼을 안하시는 걸까요? 저희 때문에?
물론 제가 부모님 일을 생각하는게 주제넘은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두 분 다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나이가 든 뒤에.. 혼자 사시는건 너무 쓸쓸하고 외로우실텐데. 그게 제일 걱정돼요.
제가 아버지께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해서 여쭤보는건 너무 무례한 짓인가요?
아니면 결혼기념일날 두분이서 같이 저녁 드실 수 있게 자리도 마련하거나 하면.. 싫어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