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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경험했던 최강의 염장 발언...
게시물ID : freeboard_8579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국밥의습작
추천 : 2
조회수 : 38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5/19 09:18:46



전 왠만한 커플들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봐도 부들부들대지 않습니다.

어릴때부터 단련이 되어있으니까요.



저희 부모님은 그냥 이유없이 뽀뽀 하시는건 물론이고,

같이 나가시면 항상 손 잡고 다니시고,

사랑한다 말은 잘 안 하시지만 누구누구 엄마, 누구누구 아빠라는 호칭보다 

ㅇㅇ씨 (어머니가 아버지께), ㅁㅁ야 (아버지가 어머니께) 하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시는 두 분입니다.



이런 분들 밑에서 자라와서 그런지 티비나 영화속, 혹은 현실에서 달달한 커플들을 보아도

부모님의 그 연륜있는 애정 표현에 비하면 유치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냥 커플이 보기 싫어서 그런건 결코 아닙니다.



제가 어리고 철 없을적 어머니와 말싸움을 벌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던 중 어머니는 갑자기 "네 아빠도 말 안들어서 속 썪히는데 너마저 그러면 어떡해?" 라며 큰 소리를 내셨습니다.

그리고 전 거기에 "그럼 아빠랑 이혼해, 이혼해버려!" 라고 엄청난 패드립을 시전...

등짝스매싱을 맞아도 모자랄 발언에 어머니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비련한 사연을 가진 여성의 표정으로 울먹거리시며 저에게 한마디 하셨죠...




"나 니 아빠 사랑하는데?"




정신이 혼미해지더군요... 엄청나게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을수 있던 상황을 한번에 말끔히 정리해버린 한 방이었습니다.

[패드립 및 어머니께 언성 높인건 당연히 사과드렸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가장 큰 염장 발언의 바로 이것입니다.














...라고 생각한지 몇년이 지난 후, 아버지가 한달간 멀리 떠나실 일이 생겼습니다.

참고로 제 부모님은 올해로 결혼 35주년을 맞으셨는데 방금 말한 한달과 이모님 출산 후 도움주려 어머니가 친정 가셨을때의 3일을 제외하면

단 하루도 같은 침대위에서 안 잠든적이 없는 분들입니다.

게다가 그 3일 동안 어머니가 옆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상당히 격하게 시무룩해지신 아버지를 보고 

동네 아줌마들이 어머니께 연락을 넣어 빨리 돌아오라 그랬던 과거를 생각하면

한달이란 기간은 영겁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최대한 어머니가 기운을 내실수 있도록 미친듯이 애교를 시전했습니다. 

제가 막내라 애교가 철철, 사랑한다는 말도 남발하는 성격이라, 부모님께선 징그럽다고

다행히 2주 차 어머니는 그럭저럭 잘 지내시는것 같았습니다.

잠도 처음엔 설치시더니 (어머니 말씀으로는 옆에 아버지가 없으면 잠 못 주무신다고) 차차 나아졌고,

몇주만 더 지내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어머니가 아버지와 통화를 하는 걸 듣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달달하시지만 말로는 두분다 사무적이시기 때문에 두 분다 행동파

잘 지내냐, 일은 잘 풀리냐 등의 말만 오갔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조용해져서 어머니를 바라보니

베시시한 미소를 머금은채 손가락으로 바닥을 휘휘 저으시면서 한 마디 하시더군요.




"ㅇㅇ씨... 


...만지고 싶다."




그리곤 소녀처럼 부끄러운듯이 꺄르륵 꺄르륵...




저 처럼 가족들에게 염장 테러 당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출처 내 대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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