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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 공포소설 - 영웅의 세계
게시물ID : panic_858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wangGaeTo
추천 : 24
조회수 : 1569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1/21 23: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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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증, 우울증, 알콜의존증, 경미한 조현병적 증상...
 

이게 내가 현재 가진 병명이다. 그리고 난 이 병명을 듣자마자 부모님의 의지와 내 결정으로 이 병원으로 걸어 들어왔다.
 

부모님의 사업실패, 대학교 자퇴, 10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식 전날 파경, 취직실패, 성범죄자 누명, 사기...
 

이게 한 1년 반동안 내가 겪은 일이었다.
 

솔직히, 저 상황에서 제 정신인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 난 그래도 멘탈이 강철이라 그나마 이정도라고 의사도 그랬다.
 

무튼 내방은 2인실로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내 또래의 젊은 남자였다. 그는 얼굴에 붕대를 칭칭 둘러감고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면서 알수 없는 말을 웅얼거리는게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
 

그러나 그가 하루 중에 딱 한번 매우 난폭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담당의가 찾아오는 순간이었다.
 

담당의가 가벼운 인사를 건내자마자 그는 괴성을 지르며 의사의 목을 움켜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내보내줘! 난 구해야해! 구해야한다고!”
아니야! 넌 알고 있었지? 알고 있었지!”
 

오로지 이 두가지 말만을 반복적으로 외치면서 엄청난 괴력으로 의사를 패대기쳤다.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려들어 침대에 그를 묶고, 엄청난 양의 진정제를 놓고 기진맥진해서 돌아갔다.
 

그런데, 남자는 진정제가 듣지 않는지, 이내 침대에 다시 앉아 웅얼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 이 남자가 궁금했다. 그래서 상담시간에 넌지시 물어봤지만, 의사나 간호사는 내게 어떠한 언질도 주지 않았다.
 

대신에 난 다른 환자들 사이에서 도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남자에 대해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누구는 실연에 미친거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약의 부작용이라고도 했다. 그나마 확실한건 그 누구도 그를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 정도?
 

나는 그에게 말을 걸기로 했다.
그는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
 

어디서 왔는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있는지....
 

역시,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고 몇일동안 그에게 말을 걸었다.
 

한 일주일이 흘렀을까? 그가 처음으로 나에게 입을 열였다.
 

, 영웅을 믿나?”
 

갑자기 무슨 말이지?
 

난 영웅이야. 지구전대 레드, 그게 나야.”
 

지구전대? 파워레인져? 나는 그의 말에 헛웃음을 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천천히 붕대를 가르고 너무나도 섬뜩하게 또렷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넌 생각해본적 없지? 슈퍼전대의 삶이란거,
 

난 한번도 내가 영웅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한적이 없어.
 

그런데 어느날 왜 남자들이 다가와서 나에게 이러더군
 

너의 용기와 긍지가 이 힘의 선택을 받았다.”
 

나는 부정했어. 나는 영웅이 아니었고, 아닐것이기 때문에
 

그러나 도망칠수 없었어. 어느샌가 난 나처럼 불려모아진 5명의 사람들과 한팀이 되어서 전쟁을 치루고 있었지.
 

처절했어. 사람들에겐 우리가 알려져선 안됐고, 만화에서 보던 거대로봇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지.
 

가족들에겐 우리가 실종된걸로 처리되었고, 지하에 어두컴컴한 동굴에 갇혀서 다음 싸움을 기다려야만 했지.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치료야.
 

괴물과 싸우다보면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다쳐, 누군가는 죽고..
그럼에도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 갈수가 없어.
 

대신에 엿같은 통속에 들어가서 괴물의 재생력을 농축했다는 이상한 액체에 푹 담가졌지.
 

마취도 없이 생생한 정신으로 찢어진 배가, 쏟아진 내장이, 잘려진 팔이 생겨나는 고통을 느끼는 건 차라리 내가 죽인 그 괴물이 부러워질 지경이었지.
 

한두번 하다보니 고통을 견디는 데 익숙해졌지. 그리고 아무런 감정도 없이 또 전쟁에 나섰고.....
 

그래도 사람이라 감정은 있던 것일까? 나는 그 속에서 그녀를 만났지. 옐로우..
 

우린 서로 이름도, 사는 곳도, 아무것도 몰랐지만,
 

목숨을 건 수많은 전투에서 서로에 대해서 사랑의 감정을 갖기 시작했지.
 

그녀를 위해 팔을 포기하고, 그녀는 나를 위해 가슴에 큰 상처를 입었지.
 

재생용액으로도 큰 흉터가 남더군...
 

그리고 우린 부부가 되었어.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았지만 부부가 되었지.
 

그리고 우리에게 명령을 주는 그 남자에게 정식으로 말했어.
 

그녀를 보내달라고, 그녀에겐 나의 아이가 있다고, 나는 무슨짓을 해서라도 계속 싸울테니 그녀를 보내달라고....
 

그 남자, 아니 그 놈은 순순히 그러겠다고 했지. 그날로 그녀는 전투에서 빠졌어. 기지에 대기하면서
 

우리를 응원했지. 나는 미친 듯이 죽이고 죽였어. 이 괴물을 다 죽여야 내가 그녀와 행복하게 살수 있을테니
 

블루도, 블랙도, 핑크도 모두 우리를 응원했어. 그리고 그녀의 배는 점점 더 불러갔지.
 

어느날 그놈은 그녀를 기지 밖으로 내보냈어. 안전한 곳에서 나를 기다린다고...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적이 만들어낸 마지막 괴물과 마주쳤어.
 

아주 크고 강하고 징그러운....
 

우리는 필사적으로 싸웠지만, 하나 둘씩 쓰러져갔지.
 

가장 말이 많고 활발하던 블루는 놈의 발에 밟혀서 머리가 터져버렸고,
 

가장 듬직하고 힘이 쎄던 블랙은가슴이 꿰뚫려 죽었지.
 

가장 나와 옐로우를 지지하고 응원하던 그 착한 핑크는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버렸지.
 

모두가 죽어가는 순간에 스스로의 몸으로 단 한번의 기회를 내게 만들어줬어.
 

놈의 그 단단한 껍질을 뚫고 심장에 가는 단 한뼘의 빈틈....
 

나는 칼을 높게 들고 놈의 심장에 칼을 꽂아넣었고, 놈은 이내 쓰러져 숨을 거두었지.
 

난 놈의 몸을 난도질했어. 이미 오른팔은 날라가고 없었지만, 이건 핑크, 이건 옐로우, 이건 블랙, 이건 블루, 이건 모두의 몫이라며....
 

놈의 두꺼운 껍질이 하나 둘씩 잘려나가는데, 안쪽에서 하얀 살결이 보이더군....
 

옐로우, 그녀였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그녀가 내가 가장 증오하는 괴물이 되어서,
 

내가 찌른 칼에 죽은 거야.
 

, 내가 사랑하는 그녀와 나의 아이 모두를, 한번에 꿰뚫은거지....너무나도 숙련된 솜씨로..
 

절망했다. 미친 듯이 울부짖으면서 그녀를 끌어앉고 울었다. 재생용액을 미친 듯이 찾았지.
 

그때, 그놈이 나에게 다가왔어.
 

모르고 같이 동귀어진 했으면 좋으련만...”
 

맞아. 그녀를 괴물로 만든것도, 지금까지 수많은 괴물을 만든것도, 그리고 우리 가족이 우리를 찾지 않은것도, 다 그놈의 작품이었던 거지.
 

뒷세계에서 괴물이 생기고 그로인한 파괴와 복구에 움직이는 돈이 어마어마하다고 그러더군..
 

그리고 나에게 칼을 꽂으려했고,
 

난 그놈을 베었어. 다행히도 놈은 한번에 죽더군. 그리고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나니 이곳이었지.
너는 생각해본적 있나?
 

왜 슈퍼전대는 매년 그 모든 사람들이 바뀌고 새로운 전사들이 나타나는지,
 

그 많은 괴물들은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매번 일어나는 대형재난과 쉼없이 복구되는 도시의 관계를....
 

 

이해가 안가는 말이었다. 아니 이해할 필요가 없었다.
 

괴물이라니, 슈퍼전대라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이던가?
 

나는 코웃음을 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는 사라졌다.
 

아주 조용히.........................
 

 

그리고 의사가 나에게 찾아와 조용히 말했다.
 

이제 알았군요. 새로운 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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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지금도 지구의 평화를 위해 1년마다 새로운 구성으로 지구를 때려부수고 계시는 수많은 슈퍼전대 분들과
 
                       뉴욕과 고담을 때려부수고 계시는 마블, DC의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소녀상을 지킬 것입니다.]
  
[꿈과 공포가 넘치는 공포게시판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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