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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것이 더 낫다 -2
게시물ID : panic_714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손발이저릿
추천 : 3
조회수 : 8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08 03:36:21
1편 링크: http://todayhumor.com/?panic_71103





나는 올가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올가는 내 작업실에까지 찾아왔다. 내가 도안을 아주 능숙하고 말끔하게 그린다고 칭찬을 한 뒤, 내가 퇴근할 때 같이 퇴근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어리석게도 올가를 내 차에 태워주는 실수를 범하였다. 결국 그녀의 집에까지 이끌려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집에는 올가의 여동생 나이다가 있었다.

 

내 사랑하는 친구 앤드류야.”

 

올가가 나를 소개하자, 나디아는 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그 다음부터 차를 몰고 직장에 가는 것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올가는 내 아파트를 보고 싶다고 했다. 틀림없이 여성의 손길이 필요할 것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내 주소를 알아내는데는 실패했다. 내겐 헬렌이 있었고, 올가가 헬렌을 만났다가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사무실에서는 동료들이 올가를 두고 나를 조롱하는 것을 견뎌야만했지만, 나는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낯짝이 두꺼운 올가는 파이나 샌드위치를 사무실로 들고와 나누어 먹자고 다그치기 시작했다.

 

어떻게 무례하지 않게 거절해야 할지를 몰라 나는 결국 헬렌의 존재를 실토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녀로 인해 내 신경이 점점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직장을 바꿀까도 생각했지만, 그 살덩이는 내가 어디를 가도 쫓아올것만 같았다. 가끔 나는 그녀의 아래에 깔리는 악몽을 꾸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악몽이 실제로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날, 나는 여느때와 다름없는 시간에 퇴근했고, 헬렌과 함께 집에서 저녁을 보낸다는 기대감에 휩싸여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스테이크와 샐러드, 치즈와 커피를 먹고나서 한 두 시간 TV앞에 앉아있었다. 그 때 벨이 울려 헬렌이 현관으로 나갔다.

 

 

그것이 잘못이었다.

 

문밖에는 올가가 갈색 포장지에 싼 꾸러미를 한아름 들고 서있었던 것이다. 현관은 어두웠기 때문에, 처음에는 올가가 자기가 이야기하는 상대가 헬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앤드류, 난 참 짖궂은 여자예요. 당신이 나에게 주소를 알려주지 않아서 전화번호부를 뒤져보았는데 거기에도 없더군요. 결국 경리과에서 당신 주소를 알아냈지요. 하지만 당신도 내가 들고 온 걸 보신다면 나를 용서할거예요. 여기 훈제연어에다가, 헝가리 소시지에다가...”

 

순간 올가는 자신이 헬렌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소리가 나를 격노하게 했다. 만일 올가가 웃지만 않았더라면 난 그저 돌아가기를 권고했을 것이다. 하지만 올가는 웃었다. 나의 헬렌을 두고 웃음을 터트린 것이다.

 

나는 올가를 잡아끌어 부엌으로 데려갔다. 올가가 사들고 온 음식들이 바닥에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부엌으로 들어가 헬렌과 내가 스테이크를 자르던 칼을 들었다.

 

그리고 헬렌을 보고 비웃던 몸에다 꽂아넣었다.

 

 

나는 그 칼로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더 이상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 전에는 정신이 말짱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역시 정신이 말짱하지만, 그 행동을 한 순간에는 내가 미쳤었다는 것을 지금은 인정한다.

 

그래도 올가의 웃음 때문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내 행동에 대해 변명할 생각이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그리고 누구든간에 내가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에는 동의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행동을 멈추고 비명소리도 멈추었을 때, 바닥에 엎어져 있는 물체를 보았다. 피가 도처에 널려있었다. 올가가 들고온 보따리에는 달걀도 있었다. 그 달걀들이 깨져, 어떤 곳에서는 달걀 노른자와 피가 범벅을 이루고 있어 청소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상이 내가 이 방으로 오게 된 이유가 되는 사건들이다. 이것을 닥터 글래서의 권유에 따라 쓰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나는 인간세상에서 벗어나게 되어 행복하다. 여기에 살면서 때때로 헬렌의 방문을 받을 기회도 있어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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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작가 줄리안 시몬스의 "꿈꾸는 것이 더 낫다" 라는 단편입니다.


매우 흥미로은 작품인데 글이 꽤 길어 내용을 요약해서 필요한 부분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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