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한지 1년이 넘었는데 이제사 첫글쓰는 여징어에요.
저도 아재들처럼 근 10여년을 제 젊음을 불살랐던 커뮤니티 공간이 있었고 취미가 있었어요. 공교롭게도 세상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시기랑 맞물리면서 그게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나 싶을정도로 애정을 쏟아부었었는데.. 제 개인적인 이유로 더이상 그 취미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그 커뮤니티까지 멀어지게 되고.. 한동안 갈곳없이 떠돌다가 우연히 발견한 오유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갈곳없이 떠돌다보니까 어느순간 인터넷 세상이 참 각박하고 무서워졌더라구요. 댓글들만 봐도 남혐이니 여혐이니 싸우고.. 당연히 정의라 믿었던 것들이 부정당하고.. 현실세계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들 정상인것 같은데 왜 인터넷 세상에선 작은일에도 늘 화가 나있는 사람들만 보였는지.. 점점 내가 아는 세상이 다가 아니구나.. 내가 이상한걸까? 하는 생각까지 들어갈무렵 오유를 알았고.. 역시나 제가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따뜻하고 조금은 썰렁하면서도 적절한 '유우머'를 가진 사람들을 보고 많은 위안을 얻었답니다.
콜로세움이다 뭐다 하면서 싸우는것도 인간적이라 너무 좋았구요, ㅎㅎ 오유에서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것도 느끼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듣고, 내가 몰랐던 새로운 세상도 많이 알아가고.. 늘 눈팅만 하던 저였지만 하루의 시작과 끝은 늘 오유였답니다.
그러면서도 너무 큰 애정을 쏟아부었던 취미생활이 없어지니까 왠지 삶이 빈껍데기 같고.. 뭔가 새로운걸 시작해보고 싶다가도 이제 나에겐 더이상의 열정이 남아있지 않은것처럼 느껴져서 지레 포기하곤 했는데.. 스르륵 아재들이 들어오면서 올려준 사진들을 보고.. 정말 숨이 멎을듯한 충격을 받았답니다.
지금까진 아무리 멋진 사진을 봐도 '와 멋지다~ 잘 찍었다.' 이상으론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아재들의 사진엔 삶이 녹아있었고, 따뜻한 시선이 보였거든요. 사진 한장이 그렇게 많은 얘기를 할수 있다는걸 지금까진 몰랐었는데,, 사진에 내 느낌을 담을수 있다는 걸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아재들이 올려주는 사진은 지금까지 저의 사진이란것에 대한 정의를 깨버리게 해주더라구요.
몇 년만에 저한테 다시 무언가를 배우고 싶고 해보고 싶은게 생겼어요. 나이 탓만 하면서 너무 늦었다고 할수도 없는 사진이라는 취미가요. 주위에서도 간만에 제가 열정을 갖는 모습에 기뻐해주고 보기 좋다 해주네요.
아직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맘을 먹었으니 반은 시작한것 같아요~ ^^ 일단 사진에 대해선 일자무식인지라 괜찮은 강좌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중이구요, 강좌를 들으면서 맘에 드는 책도 같이 읽고 집에 있는 미러리스라도 들고 많이 찍으러 다녀봐야겠어요.
첫글을 쓰다보니... 사람들이 왜그리 끝맺음을 어려워 했는지 알것 같네요.. ㅎㅎ
결론은 아재들 감사하고.. 사.... 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