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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리우스의 팽이.ssul
게시물ID : humorbest_8585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답없는질문
추천 : 32
조회수 : 1318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3/27 19:47:56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3/27 17:03:07
시즌3에 들어 내 적성은 근캐, 그중에 탱커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 랜덤창은 땀냄새가 물씬 풍기는 8마리의 고기방패가 차지 하게 됬는데 그중 아이작의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아이작이 처음 출시 되었을 때
컨셉이 가엾기 그지없는 고자 능력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레나와 스텔라를 위시한 3알약 중 비아그라를 맡고 있던 아이작이었기에 고자라는 컨셉은 상당히 가혹한 처사였다

하지만 그런 점이 여자와 고자밖에 없는 사이퍼즈 유저들 사이에서 동정여론으로 작용한 탓인지
한동안 공방은 아이작이 상대의 머리끄댕이를 16비트 박자로 꿍덕쿵떡 찧어대는 소리로 가득차게 되었다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만큼 무서운 건 없다고 했던가?

이미 자신의 어린 친구, 아랫도리의 요정과 결별한 아이작은 당시 스펙으로는 최강이었다

때문에 양팀에 높은 확률로 아이작이 하나씩 끼어있기 마련이었다

심해나락의 언더테이커로 통하던 난 그날도 어김없이 팀원들의 멘탈과 랭킹을 공동묘지에 안장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던 중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먼저 아이작에게 멱살을 잡힌 뒤 한타가 시작되는 것도 그리 예사스러운 일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난 그저 적군의 딜과 스킬연계의 정도를 측정하고자 일부러 물렸을 뿐이라는 주장을 강력하게 어필하며 빽핑을 미친듯이 찍었지만

사랑과 우정으로 샤워를 하고 나왔는지 동지애에 흠뻑 젖은 우리팀 친구들은 기어코 라이언 일병구하기의 한장면을 연출하고자 모조리 튀어나오고야 말았다


우리팀이 뛰어오든 말든
아킬레스건 페티쉬가 있는 아이작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내 발목을 붙잡고 터미네이터 스윙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군 아이작의 눈빛이 반짝 빛난건 그때였다

지나가던 적군을 낚아채고 그대로 궁을 시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두명의 아이작이 두명의 인질을 붙잡고 뺑뺑 돌아가는 형상이 만들어졌다

마치 21세기 초 대한민국의 모든 어린이들의 팬티를 적셔 어머니들을 힘들게했던 바로 그 전설의 팽이치기 민속만화, 탑블레이드가 사이퍼즈에서 부활 한 것만 같았다

두마리의 팽이는 맹렬한 기세로 부딪쳤다

팽이의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부분이 내 캐릭터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내 가슴을 미어지게 했지만 그런건 양팀의 아이작에겐 중요하지않았던 모양이었다

둘이 강력하게 부딪쳤을 때
순간 내 시각신경 속 망상세포의 필터링을 과하게 거친 탓인지
두 아이작의 머리위로는 신수 백호와 청룡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훗날 괴력난신과 비룡재천을 보고 이 사건을 떠올린 사실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

그 압도적인 광경은 탑블레이드 토너먼트대회 결승전을 방불케 했는데
아쉽게도 그 세기의 대결의 결말은 모른다

적팀 아이작 팽이의 동력원이 내 목숨이었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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