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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크리스탈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858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늰자
추천 : 7
조회수 : 126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1/25 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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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내 아버지는 매우 친절하신 분이였다.

보호자도 목적지도 없이 밖에서 서성거리는 나를 집으로 들이고는, 입혀주시고 먹여주시고 재워주셨다.

아버지의 집엔 내 또래의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나와 내 친구들은 각자 맡은 역할이 있었는데,

남자애들은 물건을 사오는 심부름을,
여자애들은 보통 집안일을 하거나 아버지의 손님을 대접하는 일을 했다.

나는 물건을 교환하는 심부름을 했는데, 내가 교환하는 물건은 조금 특별했다.

크리스탈, 하얀 눈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결정.

보기만 해도 심장이 쿵쾅쿵쾅뛰는 느낌을 받는다.

아버지는 늘 크리스탈을 보이며 말하셨다.

'매우 중요한거란다, 심부름을 할때는 아빠 친구 말고는 절대 누구에게도 크리스탈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말하면 안됀단다. 누가 뺏어 갈 수 도 있으니까.'

몇백번도 더 들은 말이지만, 몇백번도 더 납득한다. 
이렇게 아름다우면, 누구라도 욕심을 낼 수 밖에 없다.

한번은 아버지 몰래 소량의 크리스탈을 빼돌린 적이 있는데, 그날은 정말 호되게 혼났다.
아버지가 그렇게 까지 화내는 모습은 처음봤다.

하지만 다음날 나를 이해한다는듯 상냥하게 안아주시고는,
'달마다 조금씩 너에게도 크리스탈을 줄테니, 다음부턴 아버지의 물건을 함부로 가져가지 마라.' 고 당부하셨다.

크리스탈이 모일수록 나는 내 스스로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아름다웠다. 그 하얀 결정이. 너무나도.

그렇지만, 아버지의 사업을 질투한 악당에게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헤어지고 말았다.

악당이 말하기를,
'두번다시 아버지를 볼 일은 없을거고, 너는 충분한 치료를 받은 후에 사회로 나갈 수 있을거다.' 라고..

현재 나는 치료의 일환으로 일기를 쓰고있다.
또 주일 단위로 아프기만한 주사를 맞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상한 활동을 하고, 잠에들고.

어느날은 '열심히 심부름해도 크리스탈은 받을 수 없는건가요?' 라고 물어보니
'필로폰을 말하는거니? 아이야. 넌 치료받고 있는거야. 그런걸 사용 할 수는 없단다.' 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지나쳐 가버렸기 때문에, 필로폰이 뭔지에 대해서는 질문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언젠가 이 철장 밖으로 나가기만 한다면
크리스탈을 다시 한번 손에 넣을 수 있으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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