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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9 월 14일 내가 태어났다.
게시물ID : gomin_8590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2tnY
추천 : 13
조회수 : 315회
댓글수 : 44개
등록시간 : 2013/10/07 00:55:34
3살때 새벽에 잠에서 깨서 고속도로 한가운데까지 갔었단다. 정류장 아주머니께서 데려가려고 하셨단다. 다행스럽게도 어머니께서 발견하지고 난 집으로 돌아왔다.

4살때 아버지가 감전사고를 당하셨다. 기억은 나지않지만, 죽을고비를 겨우 넘기셨다고 한다.

7살때까지 나는 한달에 20일 이상을 아팠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새벽에 날 업고 응급실에 달려가셨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버지와 함께 전국 일주를 했다. 여름이었던 기억이 난다. 덥다고 투정부리는 나를 혼냈던 아버지 모습이 기억난다.

초등학교 6학년, 촌에서 도시로 전학가고 싶다는 내 요구에 아버지는 전입까지 해주셨다.

중학교 2학년, 어머니께 대들고 아버지께 대들다가 마지막으로 혼나고 맞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한창 사춘기에 아버지에게 당신과 같은 삶은 살지 않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날 아버지는 나가셔서 들어오지 않으셨다.

대학교 1학년, 서울권으로 대학교를 가게되었다. 아버지는 잘 할 수 있을거라 격려해주셨다.

21살 겨울, 술에 찌든 100kg의 몸무게를 가지고 군대를 가게되었다. 처음으로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첫휴가, 아버지와 술한잔을 기울였다. 나를 대견스럽게 바라보셨다.

전역날,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남자다워졌다는 칭찬을 해주셨다.

23살 복학 첫학기 과탑을 했다. 추후에 아버지 친구들꼐 들었는데, 술 한잔 하실때마다 나를 그렇게 자랑스러워 하셨다고 한다.

24살 첫학기가 끝나고 몸과 마음 모두가 지친 나는 휴학을 결심했다. 흔쾌히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그 해 겨울 현실 도피를 핑계로 어학연수를 가고싶다고 말씀드렸다. 3일간의 고민끝에 다녀오라고 허락해주셨다.

25살 여름, 난 복학을 했다. 시차, 미래에 대한 고민, 인간관계로 인해서 우울증이 왔다. 직접적으로 말씀하진 않으셨지만,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2013년 집에서 연락이 왔다. 아버지꼐서 많이 외로워 하신단다. 집에서 술먹는걸 싫어하는 어머님이기 때문에 아버지와 술먹을 기회가 없었다.

2013년 9월 11일 아버지께서 전화하셨다. 추석인데 내려오냐고 물어보신다. 내려가긴 하는데 오래는 못있는다고 말씀드렸다. 할말이 있으셨는데, 내려와서 얘기하자고 하신다.

2013년 9월 14일 새벽 동생에게서 전화가 20통 넘게와 있었다. 아버지꼐서 교통나고를 당하셨단다. 위독하다고 했다. 기억이 나진 않지만, 급하게 내려갔던거 같다.

9월 14일 오후 2시 병원에 도착했다. 동생을 만났다. 동생은 울고 있었다. 

그렇게 내 26번째 생일에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휴대폰에는 '큰아들 생일' 이라는 다섯글자만 남아있었다.

순식간에 3주일이 지났다. 아직도 현실감이 없다. 이전과 바뀐거라면, 가슴한편에 공하함이 사라지지 않는 것...몇년때 한번도 울지 않았던 내가 혼자 있을때 나도 모르게 울게 된다는것.

주위에서는 괜찮아 보인단다. 아버지라도 그랬을거라 믿기 때문에 나도 드러내고 싶진 않다.

하지만, 도저히 풀어놓을 곳 하나 없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다...

아버지...너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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