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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859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나틱프릭
추천 : 6
조회수 : 27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29 14:16:03

제목 : A의 마지막


모른 척 해왔었지만 이제는 힘들어

왜 내가 안주할 곳은 어디에도 없는 거야?

날 더 이상 욕하지 마,

난 너희들 누군지도 몰랐어.

 

너희는 내가 이곳에 왔을 때부터

나한테 들러붙어 사사건건 욕했지

 

내가 비싼 옷을 구경이라도 하면

와 저거 김치년 보소

 

내가 좀 예쁘게 입고 사진을 찍으면

와 저거 걸레년 보소

 

내가 말실수라도 조금 했다 치면

와 저거 인성 보소

 

난 너무 참을 수 없어서 너희들을 신고했었지

그때 너희는 뭐라고 했어?

잘못했다고

다신 안 그러겠다고

빌고 또 빌었지

내가 아닌 경찰에게 말이야.

 

그렇게 대충 판결 나오면

나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뒤돌아서 나에게 엿을 날렸었지

난 그러려니 했어

너희들의 생각 수준은 딱 그 정도겠지 하고.

 

하지만 이젠 더 이상은 힘들어

너희들이 없는 사실로 나에게 욕을 할 때도

너희들이 우리 부모님 욕을 할 때에도

너희들이 내 옛날 사진을 들춰볼 때도

너희들이 나한테 칼날이 든 편지를 보냈을 때도

난 참았어,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 때문에

 

이젠 다 필요가 없어

너희는 그냥 내 존재 자체가 싫은 거잖니?

그러니까 내가 너희 눈앞에서 사라져줄게

그러니까 너희를 위해서 내가 죽어줄게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해 줄 수 있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아.

부탁할게

더 이상은

나 같은 사람들을

만들지 말아줘.

 

A의 소식은 여기서 끊겼다

더 이상의 사진도

더 이상의 글도

더 이상의 생활도

업로드되는 일은 없었다.

 

A를 갈가리 찢던 굶주린 짐승들은

더 이상 찢을 살조차 남아있지 않을 때

또 다른 희생양을 찾고 있었다.

 

다만 그 자취에는

다시 돌아오라고

보고 싶다고

그립다는 말들만 남았다.

정작 A를 내쫓은 것은 그들 자신이었으면서.




고등학교 때 교내 백일장에 쓰려고 썼었었는데
뭔가 형식도 안 맞고 내용도 허술해서 버렸던 거네요
물론 다른 글을 제출했습니다만 결과는 뭐....

딱히 설명 안해도 무슨 내용일지는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

자기네들도 당해봐야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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