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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받지 못하는 자 - 나는...(유치원~초등)
게시물ID : readers_85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학
추천 : 0
조회수 : 1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12 21:27:54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Lkpoi
이해받지 못하는 자 - 나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진지하게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사항에 대하여 진지하게 되돌아보았다.
 
나는...
 
 유치원때.
지방의 명문 유치원을 다녔고.
 
솔라시도도도 미 레도 솔솔솔솔 솔라시 도레미레도레미파 솔솔솔솔 솔라시도도도미 레도 파파파파 도시라XXX미 레 미 도 도 도도.
 
마리아 그림에 착한일을 하면 증표를 주는 그것이 항상 넘쳐났었고.
 
유치원때 친구 집에 놀러가 장난감로봇을 가지고 놀거나 게임보이를 하는 것을 좋아했고.
 
용의기사2를 하던 7살 위 형이 13명 공격하는 주문 신뇌술이 5명 정도밖에 안 맞았다고 나를 두들겨 패길래. 맞고 있다가 형 고추를 한번 찼다가 역으로 뒤지게 두들겨 맞았고. 
 
매일같이 세를 내준 1층 고기집에 놀러가 유치원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좋다고 웃어주며 메추리알을 주던 아줌마와 그 시간을 좋아했고.
 
재개발사업에 의해 살고 있던 4층 건물에서 근방의 아파트로 이사 갔고.
 
그 4층건물이 허물어지고 근방의 아파트로 이사가자 무척이나 허망해져 몇 번이고 찾아갔었고.
 
친구들과 아파트 난간위에 숨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권총 비비탄을 쏘거나, 하얀 눈을 던지는 것을 즐겼고.
 
아버지가 무서워 뭘 사달라고 해본 기억이 없고.
 
엄마와 함께 간 백운동 로타리 근처의 은행에 가다가 엄마가 양갱을 사주자 매우 즐거워했고.
 
 초등학교 때.
피아노 학원에 나가서 체르니 몇 번인가를 배우다가 매번 혼자서 연습하는게 싫어서 학원 안나가고, 들켜서 뒤지게 두들겨 맞았고.
 
혈액검사를 했더니 A형이었고.
 
논리야 놀자 시리즈를 주구장창 봤었고.
 
백운동 근방에 있는 병원에서 고래사냥을 하고, 종이컵을 씌우고 다녔고.
너는 바둑을 꼭 배우라는 큰아버지의 말씀을 마음에 새겼고.
 
어느 날 깊은 밤 아빠가 과자가 먹고 싶다고 혼자 중얼거리니 무릎까지 올라올 정도로 내린 눈을 2시간동안 헤치며 수퍼를 찾아다녔고.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나는 장례식장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박카스와 진미채를 먹고 있었고.
 
사자소학당에 버스타고 다니다가 재미가 없어 빠진것을 아버지께 걸려서 회사 부사장실에 갖힌채로 제도용 자 엄청 큰 것으로 몇 번이고 두들겨 맞았고.
 
3학년 즈음 이사를 갔는데, 새집증후군의 영향인지, 이름도 모르는 아토피라는 피부병이 생기고.
 
아토피때문인지 그 이후로 항상. 항상. 항상.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하지 못했고.
 
밑층에 사는 친척 동생에게 장난쳐 울리는게 재미있었고.
 
바둑학원에 등록했지만, 맨날 형식만 하는게 지루해 금방 그만뒀고.
 
지역 유명 카톨릭계 병원에서 준 하얀 연고. 그것을 바르면 하루 낫고, 다음날 크게 간지럽게 되길래 잘 안 바르다가 아버지께 스스로 병을 악화시킨다고 욕을 엄청나게 먹었고.
 
아무것도 모르고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아버지의 행복만 바라며 재혼을 찬성해버렸고.
 
재혼 전 새엄마와, 재혼 후 새엄마의 괴리에 너무나도 힘들었고.
 
학교에서 급식하는 우유는 항상 제티같은 것을 타지 않고 생우유로 마셨고.
 
집안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아버지는 친구가 집에서 놀다 간 날이면 언제나 안방에 들어왔냐던지, 뭔가 없어진 것 같다는 소리를 몇 번이고 해서 점점 집에 친구를 데려오지 않게 되었고.
 
나는 진심으로 궁금해서 왜? 그렇다면 또 왜? 또 왜? 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기분 나쁠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평소 잘해주지만 가끔 기분상하면 나를 자주 두들겨 패는 7살 연상의 형이 너무나도 무서웠고.
 
태권도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았고.
 
도장에서 상급생과 겨루기를 하는데 그쪽이 자존심이 상했는지 나에게 협박을 했고.
 
학교에서 4명이 같이 몰려와 협박을 하길래 그냥 입 닥치고 있었고.
 
다른 애들 다 집에 갔는데 혼자 열심히 청소하는 여자애를 도와주고 싶어 선생님께 칭찬 좀 해달라고 부탁했었고.
 
학교에서 장기나 바둑, 체스를 하면 전교에서 10명정도를 빼고는 무조건 이겼고.
 
태권도 시범단에 들어갔는데 자꾸 밑에서 웅크려 발판이 되는 등의 역할만 맡겨 그냥 나왔고.
 
6학년 마지막 방학 때 책상 안에 들어있던 쪽지. “너를 항상 지켜보고 있었어. x월 x일에 호수공원으로 와줘” 라는 쪽지를 보고 부산을 떨었지만, 주변인중에 근방 지리를 아는 사람이 없어 나가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반배치고사 뭐 그런거 신경 안쓴다며 준비 안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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