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다 재미없다 하길래, 그렇게 재미없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쏠솔하게, 재미있게 보고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배우 중 가장 칼을 잘 쓴다는 강동원의 선이 아름답고도 화려한 액션으로 볼거리도 충분했지만,
역시 하정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디테일한 연기도 정말 매력있었어요.
그리고 민관합작사업 - 쌀대출, 도치의 상투 자르기가 가지는 사회적 영향,
아기자기한 상황설정(돌무치 기절시킬 때 등) 같은 줄거리도 블랙 코미디 같아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조윤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아픔을 이해해야만 설명되는 장면들도 있어서 크게 거슬리는 장면도 없었고,
예를 들면 조윤의 상투가 잘리는 장면, 자기가 죽여도 되는데 굳이 쇠백정에게 살인을 청부하는 조윤의 심리 등
끝부분도, 다른 관객들이 왜 끝이 허무하다고 느꼈을까 생각해보았는데,
조윤이라는 캐릭터는 이질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화려하고 강인한데다 어쩌면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데(감독의 의도겠지만)
한 순간에 결론이 지어져 버리니까, 긴장되었던 게 맥이 탁 풀리는 기분이 들면서 허무함하다고 느껴졌던 게 아닌가 싶었어요.
(검이라는 게 한 순 간에 결론이 나버리는 무기이디고 하니까)
개봉한지 한 달도 안되었는데, 벌써 여기저기 사라져서 아쉽지만, 영화관에서 보실 분, 또는 유료 다운 등 다른 경로로 보실 분 계신다면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오락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면 더 재밌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해적이라는 영화도 있지만, 군도에서 지리산 도적들이 처형을 당하는 장면이 캐리비안의 해적3?4의 첫 장면이 떠올라서요 ㅎㅎㅎㅎ
참, 조윤만 수염이 없는 이유가 다른 뭔가가 있을 것이다 라는 글을 어디서 봤었는데
저는 조윤이 어린 아이 같은 정신 상태에서 성장이 멈춰버렸기에 다른 등장인물과 달리 혼자만 턱수염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에서 유독 11세를 강조하길래, 조윤은 11세에서 성장이 멈춘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럼 재밌게 영화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