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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볍게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날입니다.-1
게시물ID : freeboard_7778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연유모카빵
추천 : 0
조회수 : 1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11 00:44:06
낮잠이 올 것같은 나른한 오후의 시간,
 
적당히 따스한 햇살을 온 몸으로 느끼며 기지개를 편다. 
 
그리고 중얼거림.

 “저기요... 저는요, 
 아직 여름이지만 곧 다가올 가을을 인지하는 듯 시원함이 한껏 담긴 바람이 좋아요.
 오래간만에 적당히 볼을 간질이는 햇살도 너무나도 좋구요. 
그냥 무작정 걸으면서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들도 바라보고 싶어요.”

 ‘주춤’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꽃들이 피어있는 꽃밭 앞에 서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던 남자는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어 들린건가..’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행복한 화음을 내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들은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저 남자.

 아마도 취미가 사진 찍기인 사람인 것이 분명하다.

 내가 사는 집 앞에서 십 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이 공원, 지난 일주일 동안 점심을 먹은 후 나른한 오후에 빠짐없이 나왔던 장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곳에서 나는 저 남자를 일주일 동안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장소에서 발견하였다. 

 ‘항상 저 장소에 있단 말이야. 사진은 충분히 찍었을 텐데...’  많은 것에 관심을 두거나 흥미를 가지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왜일까... 

나도 모르게 흥미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저.. 안녕하세요?”  무안해하는 표정과 분위기를 반전시켜보고자 먼저 인사를 건낸다.  

하지만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 

조금은 쌀쌀한 분위기에서 침묵을 지키던 그의 입술이 열린다.

 “웃어봐.”

 “...예?”

 당황스러워진 것은 오히려 나일까... 

초면에 처음 던진 말 한마디가 ‘웃어봐’라니... 

 그는 다시금 뒤돌아 꽃밭에 카메라 렌즈의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찰칵’ 

 얼굴이 뜨겁다.

 한순간의 무안함과 따스하다고만 느꼈던 햇살이 내 볼들을 데워버린 것인가. 

 그러다가 문득 오기가 생긴다.

 “저기요! 초면에 갑자기 웃어봐. 라니요... 
조금 더 일상적이고 평범한 인사법으로 대해줄 순 없던 거였어요? 안녕하세요 라던지, 안녕 이라던지... 보아하니 저보다 나이도 많아보이시는데...”

 ‘움찔’ 

 사진에 집중하던 그의 집중이 ‘나이’란 이야기에 깨졌는지 다시금 온몸으로 그는 자신을 표현한다. 

 “몇 살인데?”

 짧게 열린 입에서 다시 나온 짧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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