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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병신같았던 순수한 나
게시물ID : readers_145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레알
추천 : 5
조회수 : 30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08/11 04: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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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을 추억해본다면 얼굴이 벌개지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하지만 그 벌개지는 얼굴들 속에 제일 빨간 얼굴이 있다면 그건 제 얼굴일 껍니다.
때는 아직 사슴반 5살 꼬맹이였던 저는 밥을 먹고 손을 씻을때마다 젖는 양말을 갈아신기 위해 밖의 사물함에 나와 양말을 갈아신고 있었습니다. 그때 무서웠던 공룡반 선생님이 저희 사슴반 선생님에게 말을 안 듣는 아이가 있냐고 물으러 오셨죠. 저는 밖에 나와 있다는 이유로 창틀에 매달려 강제 동네 관찰을 해야 했습니다. 7살이 되어 제가 사자반이 되었을 때 저는 아이들과 진실게임을 했었죠. 그때 저는 6살때 같이 지내던 여자애와 멀어지고 옆의 공룡반의 새 여자애를 맘에두고 있었습니다. 그 것을 제가 친구들에게 말했을 때 였습니다. 제 말을 들은 친구 중 한명이 벌떡 일어나 맘에두고 있던 여자애의 이름을 고래고래 소리질렀습니다. 저는 당황했고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그 아이의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 그 아이를 때렸고 주저 앉아 울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울고 있을때 그 여자애가 오더니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째려보고는 돌아가더군요. (그때 반을 나눈 칸막이가 없었을 때라 두 반이 사실상 넓은 한 방에 있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공룡반이었던 여자애가 이 소란을 보았죠.) 그렇게 저는 친구를 때려서 선생님께 혼나고 7살때 고백하지 않았는데도 표정으로 차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순수했던 저는 일편단심이었습니다. 그 여자애와 같은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결국 6학년이 되었을 때, 드디어 같은 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것을 많이 티냈나 봅니다. 친구들이 그 여자애를 좋아한다고 놀렸고 지금까지의 인생 중 가장 살이 붙었던 6학년시절에 저의 외모 자신감은 바닥이었고 결국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면서 고백도 못해본채 저의 병신같았던 첫 짝사랑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병신같은 짝사랑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중학교에 들어와 다른 여자애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고백도 못해본채 2년이 흘러 중3이 되었습니다. 중3의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좋아하던 여자애의 친구와 친해지게 되어 그 여자애에 대한 것들과 번호를 얻어 첫 카톡도 해봤습니다. 그렇게 친해질 기회를 모색하던 무렵(좋아한지 2년만에!)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는 10월27일 저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중 친구들과 풋살을 했고 풋살은 자연스럽게 내기가 되어 신발맞추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벌칙은 쪽팔려였고 이런 게임은 하자고 한 사람이 걸려야하는데 제가 걸려버렸습니다. 저는 고백하라는 벌칙을 받고 번호를 모른다고 꼬리를 뺏지만 같은 교회 애에게 번호를 물어보는 친구들은 괘씸하더군요. 결국 톡으로 고백했습니다. 처음엔 이름을 쳤습니다. 몇십분후 왜?라는 답장이 왔습니다. 저는 온갖 진심을 담아 카톡을 보냈고 그녀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기대하지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40분후 저는 미안하다라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혼자서 고백하지도 못하고 친구들에 의해 밝혀지거나 강제고백을 해버린 병신입니다ㅠ 저는 언제쯤 제 의지로 고백을 할 수있을까요...


[우리는 아직 세월호를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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