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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스압) 해적, 바다에 간 산적.. 나만 쓰레기로 생각하는?
게시물ID : movie_319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말랑
추천 : 5/15
조회수 : 1969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4/08/11 06:53:21
네이버에 리뷰로 올렸는데, 여기 와보니 해적에 대한 좋은 반응들이 보여 여기에도 급 올리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이 영화는 12세 관람가인데, 사실 그 누구도 볼만한 영화가 아니다.
 어른에겐 그 수준이 맞지 않고, 12세의 미성년자에겐 심각한 역사왜곡으로 역사관의 혼란이 올까 두려우므로 보여줘선 안 된다.

 이 영화는 도입부부터 어이가 없다. 뭐랄까.... 작가님 이분 최소 국사 0점이라 표현하면 되려나.
 위화도 회군이 배경인 도입부에서 장사정(김남길 분)의 행동과 말은 황당하기 그지 없다.
 당시 요동정벌군의 장수인 그는 이성계의 사불가론 중 대국이 소국을 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점을 걸고 넘어지며, 요동이 코 앞인데 왜 싸우지 않느냐고 따지고 든다. 이건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황당 설정이다. 일단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보자.

 대대로 황하문명의 한족의 여러 나라들은 동아시아를 지배해왔고, 몽고에게 잠깐 패권을 뺏겼다가 명대에 이르러 되찾았다.

 즉 명나라는 당시 동아시아의 새로운 패자이자 최강국, 떠오르는 해와 같은 존재였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의 미국과 같은 존재였다, 이 말이다. 현재 미국이 세계를 아우르는 짱짱맨인 건 모두 아는 사실일 것이다. 당시 명나라가 동아시아에서 그랬다.

 우리나라는 그런 대국들에게 어쩔 수 없이 사대하는 소국이었고, 이는 치욕스럽지만 인정해야 되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영과 우왕이 명나라를 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명나라의 만행을 두고 볼 수가 없고, 요동의 방어가 허술하다고 말이다. 이는 지금 우리나라가 미국의 만행을 보고 빡치니까 미국의 허술한 지역을 서든어택하자는 주장과 마찬가지인 샘이다. 설사 기습이 성공한다고 해도 차후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의 분노의 응징을 받고 우리나라는 쫄딱 망하겠지.

 즉 요동 정벌 자체가 말이 안되는 전쟁이다 이 말이다. 이성계의 말대로 소국이 대국을 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또 이성계가 아무리 당시 영향력 있는 장수라고 해도 이성계 독단으로 요동정벌군을 좌지우지해 회군을 결정할 수는 없었다. 당시 이성계는 우군을 통솔하고 있었고, 좌군은 조민수가 통솔하고 있었다. 애초에 통솔권 전권이 그에게 없었다.
 
 즉 회군은 전 장졸의 동의하에 결정된 일이었다. 여기엔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애초에 이성계는 사불가론을 말하며 노망난 최영과 멍청한 우왕의 헛된 망상인 요동 정벌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허나 요동 정벌은 강행되었고, 이성계는 결국 우군을 통솔하게 되었다.

 정벌군이 압록강에 도착하고, 결국 이성계가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장마로 강물이 불고, 군량은 썩어 갔으며, 전염병이 돌고, 탈영병은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 가당하기나 했겠는가?

 이성계는 바로 우왕에게 철군의 허락을 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허나 최영의 노망이 쉽게 고쳐질리 없었고, 우왕은 최영만 믿고 까불며 철군을 불허했다. 이성계는 재차 서신을 보냈으나 돌아오는 건 항명하면 대역죄로 다스려 참할 것이라는 엄포였다.

 무리해서 압록강을 건너 전쟁을 강행한다면 정벌군은 필히 전멸할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정벌군의 전멸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정벌군은 고려가 동원할 수 있는 최대의 병력으로 구성된 군대, 정벌군의 전멸은 고려의 군사력 소진을 의미했고, 고려는 분노한 명나라의 응징을 막을 일말의 힘조차 없어 맥없이 당할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많은 죄없는 백성들이 희생될 것이 자명했다.

 정벌군 장수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고, 결국 대역(大逆)을 하여 구국(救國)을 선택했고, 회군을 강행했다.

 그러므로 극 중 장사정의 말과 행동은 억지도 그런 개억지가 없는 것이다. 장사정도 정벌군 장수로 나오는데, 그럼 압록강의 지옥도를 보고 겪었을 터인데, 말도 안되는 캐릭터 설정이다.

 그리고 또 상관 그것도 우군도통사에게 서슴없이 대드는, 군율을 개똥처럼 아는 군인이라니 고려군인을 완전 동네 양아치로 만드는 꼴이 아니던가? 그 자리에서 참형해도 할 말이 없는 행위였다. 당시 고려군인 중 그런 행동을 상상이라도 하는 자가 있긴 했을런지 모르겠다.

 장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칼부림까지 해서 상관을 베고 소수의 수하들과 함께 수만의 병력이 집결된 군진에서 탈출하여 산적이 된다. 이게 무슨 개뼉다구 같은 도입부란 말인가. 현실성도 없고, 역사왜곡도 했으며, 스토리 전개는 개판이다. 도입부부터 말이다. 이후는 여휴...

 도입부만해도 이리 할 말이 많다.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어떠했겠는가? 진짜 이 영화 혼자 보러 갔다면 도중에 나와도 백번은 나왔다.

 이 영화는 장르 설정을 판타지로 설정해야 함이 맞았다. 역사 영화를 가장한 판타지 영화가 이 영화다.

 조선 초기에 서양에서 르네상스 시대에나 볼 법한 범선이 웬말이며, 솔방울은 하나도 닮지 않은 하얀 술병처럼 생긴 수류병이라는 개뼉다구 같은 이름의 폭발 무기와 해무탄이라는 연막탄에 펌프식 장전 석궁까지 키야.... 소품이 이미 판타지다. 그 외에도... 어휴... 극 중 여월 역의 손예진은 추격씬에서 워터파크를 연상하게 하는 놀이기구를 타더라 허허헛 나참.

 여기에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 설정은 또 어떠한가? 뜬금포가 너무 많이 터져서 영화 컨셉이 뜬금인가 싶었다. 마지막 부분에 악역인 소마(이경영 분)가 죽어가며 느닷없이 착해질 때에는 진짜 소름이었다. 무슨 소년만화에나 나오는 악당인 줄.. 아니 소년만화도 이러진 않겠다.

 에필로그에는 장사정이 무려 홀로 왕의 침전에 잠입하여 이성계 목에 칼을 겨누고 온갖 허세 작렬 대사를 날려주시는데, 또 여기에 이성계가 꿈뻑 넘어가 국정을 그의 말에 따라 행한다. 이성계를 산적나부랭이의 협박 섞인 조언까지 귀담아 들으시는 대~단하신 임금으로 만들 작정인가? 에라이...

 보아하니 개그는 많은 사람들한테 좀 먹히는 거 같던데, 차라리 코믹 영화를 만들지 왜 이런 되도 않는 역사 영화를 가장한 판타지 영화를 만들어서.. 어휴..

 태조 이성계와 개국공신인 삼봉 정도전을 비롯한 조선의 인물들을 찌질하게 표현하고, 극 중 내내 조선에 대한 악감정을 가감없이 표현하시는 걸 보니 작가님은 아마 조선보다 고려를 더 좋아하고, 만주땅을 지배했던 고구려에 대해 동경하는 작자임이 분명하다.

 아마 환단고기 같은거 보여주면 '허허헣 개져아'이러면서 침흘리며 개념 없이 그저 좋아하겠지. 그러니 이런 작품이나 써내는 거지.

 잠깐 흥분했는데, 솔직히 이 영화를 보고 흥분 안 하는 게 이상한 거 같다. 이런 영화가 한국 영화 수준을 낮추는 영화인 것이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이가 내 글을 본다면 단언하건대 보지마라. 굳이 보겠다면 유해진을 대표로 한 개그에 주목해라. 그래야 일말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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