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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무제
게시물ID : readers_145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발한닉네임
추천 : 1
조회수 : 177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08/11 1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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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게시판으로드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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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배를 움켜쥐고 집을 나섰다.

아파트 정문을 나선후에야 지갑을 두고온 것이 생각났지만 다시 돌아가기엔 병원은 커녕 현관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직감에 재빠르게 단지내의 택시승강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출근시간이어서인지 하나남은 택시마저 막 떠나 당황하던 찰나 건너편 상가 부동산문을 열고 나온 부내나는 남정네가 횡단보도를 건너오고 있었다.

평소라면 상상도 못할 짓이었다.

웬 오륜기도아닌 사륜기..?로고의 키링을 손가락에 걸고 돌리며 걸어오는 그남자의 소매를 붙잡고 나는 말해야만했다.


-저..

-..?

-병원에 좀..데려다주세요.

 
갑작스럽게 등장한 낯선이를 보고 놀랄틈도 없이 이어지는 터무니없는 부탁에 그가 황당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여는것이 보였지만 곧 눈앞의 자신의 소매를 잡고 웅크리고 서있는 여인의 모습을 보면 절대로 거절할리 없다는 확신이 들었고,그것은 맞아떨어졌다.

두서없는 부탁에 거절않고 병원까지 데려와준 그는 가는 내내 질문 하나 하지않았다.

문득 내가 잘한짓인가 하는생각과 함께 겁이나기 시작했으나 복부의 고통은 그것을 이겨냈다.

응급실로 뛰어들어가 급하게 처치를 받은 후 침대에 앉아 안정을 취하며 든 생각은 왜 119를 부르지 않았나.  였다.

간호사에게 치료비를 그가 부담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급하게 나가보았으나 그는 없었다.

그럴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순간 눈앞이 희미해져갔다.

주사바늘을 억지로 빼낸 팔뚝에 지기시작하는 멍을 바라보면서 모든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잃었다,





그건 그애였다 분명. 

그애의 집을 팔아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차로 향하던 나를 붙잡은 이는, 그애였다.

지난 겨울, 갑작스럽게 떠난 그애는 참 아린기억이었다.
 
나는 6개월만에 겨우 마음을 추스렸고, 곧 제대로된 끼니를 챙기기 시작했으며, 이제야 그애를 기억에 묻었다.

그럴리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여자를 차에 태웠다.

뒷자석에 앉아 고통스러워하는 그여자를 힐끗힐끗 보다가 속도를 냈다.

병원에 도착해 직접 접수를 하고 침대에서 잠깐 잠든 그여자를 보자마자 급히 링거주사를 빼냈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어 허겁지겁 용무를 본 뒤 치료비를 지불하고 병원을 빠져나왔다.

차에 다시 올라타 전화를 걸자 그때 이후로 더이상 연락을 말라말하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놀란듯 말이없던 목소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아이가 알아챘던 모양이구만.. 혹시 몰라 뇌손상을 일으키는 약물을 투입했었지. 그것때문에 자네를 기억하지 못한것 같군..
 
-그럼 기억을 잃은 채로 어디에 있었던 거죠?

-글쎄..우리가 반년동안 찾아해매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다니..

-...

-어쩌면 가장 가까운곳에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 




 실로 충격적인 말이 아닐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다 끝났으니..

-걱정안해도 되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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