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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오유꽃
게시물ID : readers_145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uebird
추천 : 2
조회수 : 28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8/11 16: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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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지식인이됩시다! 오유 책게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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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김유정이 1936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 <동백꽃>을 패러디/기반으로 한 썰 임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원문 링크: http://www.woorimal.net/hangul/soseol/dongbaekkkot_1.htm)



오늘도 또 우리 어그로가 막 쫓기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오유 정찰을 하러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 베오베로 들어서려니까, 첫 댓글에서 'sat 2170에 토플 120 나왔어요. 문제있나요?' 하고 친목파의 헛소리가 쓰레기통이다. 깜짝 놀라서 스크롤을 내려보니, 아니나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오유 선비들(여친, 남친도 없고, 똑 오징어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 방문횟수 적은 우리 어그로를 함부로 해 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푸드득 하고 댓글로 쪼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또 푸드득 하고 새 글로 쪼았다. 이렇게 멋을 부려 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쪼일 적마다 쓰레기통으로 닥반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킥' 할 뿐이다. 물론, 미처 반대도 누르지 못한 적은 방문횟수에 또 쪼이어 병신미가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내려다보자니 내 대강이가 터져서 피가 흐르는 것같이 두 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두 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대뜸 스크린샷 버튼을 누르고 일베에 ‘오유년들 능욕한 ssul’이라 올릴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반대만 살포시 누른다.

……

씹선비들이 지네끼리 놀 것이지, 남 랜선으로 순진한 사람들 꼬시셔 친목하자는데 고나리짓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조횟수만 올려놓고 살며시 스크린샷을 해서,
"얘! 너 친목질하니?"
하고 긴치 않은 태클을 거는 것이었다.
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댓글도 안달고, 게시판도 따로 쓰고, 이렇게 점잖게 지내던 터이련만, 오늘로 갑작스리 태클은 웬일인가. 항차, 오징어같은 계집애가 남 작업거는 놈보구.
"그럼, 넷상에서 사람만나지 뭐하니?"
내가 이렇게 내배앝는 소리를 하니까,
"너 IP차단당할래?"
또는,
"오유는 커뮤니티 사이트인거 모르니?” 라고 한다.

……

닥반을 흘리고 간 담날 저녁나절이었다. 일베에서 낄낄대다가 오유 정찰을 나서려니까, 어디서 일게이가 죽는 소리를 친다. 이거 뉘 글에서 애를 잡나, 하고 IP우회를 하고 돌아오다가 나는 고만 두 눈이 뚱그래졌다. 어그로가 여혐글을 싸질렀는데, 이게 베오베 앞에다 우리 어그로글을 꼭 붙들어 놓고는,
"이놈의 자작! 죽어라, 죽어라."
요렇게 암팡스리 패 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반대만 때리면 모른다마는, 아주 앞으론 정찰도 못 오라고 운영자에서 콕콕 일러바치는 것이다.

나는 눈에 쌍심지가 오르고 사지가 부르르 떨렸으나, 사방을 한번 휘돌아보고야 그제서 내편이 아무도 없음을 알았다. 키보드를 내리치며,
"이놈의 계집애! 쟤한테 그걸로 고소장먹일려 그러노?"
하고,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나 선비들은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고, 그대로 의젓이 앉아서 '베충아, 베충아.' 하고 패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다고 게시판에 뛰어들어가 쉴드 글을 싸지를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형편이 썩 불리함을 알았다.

……

이렇게 되면, 나도 다른 배차를 차리지 않을 수 없다. 하루는 우리 변호사를 붙들어 가지고 넌지시 오유로 갔다. 선비들에게 고소장을 먹이면, 우리 일게이들은 병든 황소가 살모사를 먹고 용을 쓰는 것처럼 기운이 뻗친다. 

……

나는 유자게로가서 고소드립을 내려놓고, 가만히 맥을 보았다. 선비들도 여기에는 놀랐는지 뒤로 멈씰하며 물러난다. 옳다, 알았다. 고소장만 먹이면 되는구나, 하고 나는 속으로 아주 쟁그러워 죽겠다. 나는 두 손으로 키보드을 두드리며 연방,
"잘 한다! 잘 한다!"
하고 신이 머리끝까지 뻗치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서 넋이 풀리어 기둥같이 묵묵히 서 있게 되었다. 왜냐 하면, 오유에 상주하고 있는 법률인들이 한 번 쪼인 앙갚음으로 허들갑스리 연거푸 쪼는 서슬에, 내 변호사는 ‘사실 고소할 건이 없는데요’ 라고 눈치를 보며 찔끔 못 하고 막 곯는다. 나는 보다못하여 글삭을 하고 도로 일베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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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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