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경선 끝날 때까지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질 겁니다. 이재명 시장의 트윗글이나 토론 여타 언론에서의 발언이나 태도 때문에 서로의 골이 더 깊어가는데 ,이재명 시장 지지자 측에서는 정당하고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마땅히 해야할 검증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문재인 지지자 측에서는 왜곡과 날조로 점철된 네거티브라고 보기 때문이죠. 그리고 여기에 반응해서 문재인 지지자 측에서는 이재명 시장의 과거 이력을 끊임없이 문제삼아 역공을 하고 있죠. 이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겁니다. 사실 이재명 시장의 전력에 대한 공격이 먼저냐 문재인 후보의 언행에 대한 비판이 먼저냐도 지지자들 사이에서 견해가 다릅니다. 이 이상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경선이 끝나고 나서 쉽게 봉합이 안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경선이 끝나면 그래도 돈으로 움직이는 알바나 프락치가 우선적으로 사라지면 서로에 대한 공세는 상당히 줄어 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두 후보의 핵심 지지층의 성격이 다릅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이재명 시장의 개혁의지와 성과에 대한 신뢰를 갖고 비교적 최근에 지지하기 시작한 일반국민들이 중심이고 문재인 후보 측 지지자들은 문재인 후보의 정당개혁(일명 공천개혁)과정에서 문재인 후보라는 인물에게 강한 신뢰감을 가지게 된 골수 지지자들이 근간를 이루죠. 인물 중심의 신뢰관계는 오래전부터 형성되어온 문재인 후보 측이 크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한 편입니다. 그 밖에 대다수 일반 지지자들은 이 두 지지자들의 싸움 과정에서 한쪽에 대한 반감으로 자연스럽게 다른쪽으로 물든 형태일 겁니다. 이게 상당히 위험한데 대다수의 지자자들이 양 후보에 대한 호감을 갖는 게 아니라, 한쪽에 대해서는 막연한 신뢰를 다른쪽에 대한 막연한 반감을 갖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진성 지지자들의 다툼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캠프내의 알바세력과 민주당 밖의 공작세력의 탓이 클 것입니다.
한편, 이재명 시장 측은 개혁의지에 관한 기대, 문재인 후보 측은 인물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에 두 후보자의 처세 또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재명 시장측은 그의 개혁의지가 희미해 지는 순간 지지자들 다수가 바로 등을 돌리게 됩니다. 공정사회와 적폐청산에 대한 기대가 현재 이재명 시장을 지탱하는 뿌리이기 때문에 이것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양이 보이게 되면 바로 돌아설 사람들이죠. 그래서 진보적 가치가 기반이 된 선명성과 일관된 태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반면 문재인 후보 측은 인물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그가 약간의 모호한 태도를 취하거나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해도 이해하고 믿어주려는 경향을 갖고 있죠. 그래서 결과를 위해 과정상의 전략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 있는 약간의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두 부류가 상대방 후보에 반응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이재명 시장 측 지지자들은 문재인 후보의 현재 행보가 자신들의 개혁적 과제와 조금 반하는 언행을 보인다 싶으면 그것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반면 문재인 후보 측 지지자들은 문재인 후보의 겉으로 드러나는 행보 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의중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문후보의 표면적인 행보에 대한 비판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을 하죠.
물론 앞서 말했듯이 이 사태까지 온 건 선거때마다 판치는 프락치나 알바도 한 몫하겠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지층의 성향이 다르니 서로의 이해는 바랄 수가 없죠. 오유에서 지속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네거티브'에 대한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태도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그간 게시판에 싸우지 말자는 글도 올려보고 나름대로 지지 후보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댓글도 달아보고, 다양한 뉴스나 팟캐스트도 들어 보면서 지금 현재까지의 정리된 생각입니다. 중도적 입장에서 글을 쓰려고 노력은 했지만 편향된 시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서로의 입장을 어느정도 이해해 보고자 한 취지에서 쓴 글입니다만 이런 글 자체를 워낙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