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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욕주의!!!) FALL IN LOVE WITH LADY
게시물ID : readers_146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타임코스모스
추천 : 3
조회수 : 34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8/12 01: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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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당신은 왜 책게를 눈팅하십니까? 그 재미도없고! 감동도 없는 책게를 왜!!"
나는 지긋이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어리석은 자들이 흔히 짓는 그런 표정이였다. 대답할 가치는 없었지만 대답해주었다. 뭐.. 배려심이였을까?
"눈팅하는데 이유가 있겠나. 그저 책게가 나를 부르고 나는 책게를 부르고 있었을 뿐이지."
그는 내말을 듣고도 이해를 못하는 눈치였다. 이해 못하는 그의 표정을 보고 난 쓴웃음을 지었다. 
뭐ㅡ 어쩔수가없다. 그 말이 사실인건 어쩌란 말인가?
책게는 우리 모두를 당기고있다. 다만, 당신이 부르지 않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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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를 내 친구에게 소개시켜준건 거의 3개월 전이였다. 예전부터 여자친구를 사귀면 내 친구에게 항상 소개시켜줬으므로 이번도 당연하듯이 소개를 시켜줬다. 맨날 가던 그 사거리쪽에 있던 스타벅스에서 그녀를 소개시켜줬다. 그 녀석은 나의 여자친구에게 이쁘다고 나에겐 너무 과분하다고 그런 말들을 했고 나는 항상 그녀석이 그런 말을 해왔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그에 대한 대답으로 멋쩍은듯한 웃음을 내보였다. 함께 커피를 마시며 나와 내 친구 사이의 재밌는 경험담을 들려주고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시간이 다가오면 같이 저녁을 먹으러가고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또 하고 마지막에 헤어지는. 그러한 래퍼토리였다. 내 전여친 모두 이 지루한 래퍼토리를 반복해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지루한 래퍼토리는 지속해왔다. 근데 난 지루한 래퍼토리 속에서 공기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래.

그것이 잘못이었다.

내 앞에는 친구가있다. 포장마차 안 이였다. 내가 가끔 들르는 포장마차로 집 앞에있어 쉽게 올수있다. 집 앞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좋은건 사람이 거의 없어서 조용하다. 내가 힘들때나 걱정이 많을때 혼자와서 먹거나 친구를 불러서 먹는 곳이다. 뭐, 지금도 그 경우이다. 내가 너무 힘들다.

"뭔일이냐? 여자친구 생기고나서 한 번도 안오더니만.."

친구녀석이 안주인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말했다.

"음.. 그냥 뭐.. 인생이 뭐 힘든거지"

친구가 내 말을 듣고 칫 하고 쓴웃음을 짓는다.

"뭔일있냐?? 뭔 이상한 말하고 그래?"

"하..."

한숨이 나왔다. 땅이 꺼지라 한숨을.. 아니, 차라리 땅이 꺼졌으면 좋겠다. 씨발

친구녀석을 쳐다봤다. 10년동안 내가 의지하고 믿어왔던 친구였다. 인상이 찡그려졌다.

"어제 내 여자친구 핸드폰에 사진을 봤거든?"

난 인상을 거두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야 편할것 같았거든.

"근데 왜?"

아직도 친구녀석은 영문을 모르는듯했다. 아직도 살짝 미소를 머금은 표정을 하고있었다.

"여자친구가 디즈니랜드에서 사진을 찍었어. 근데 나는 여자친구랑 디즈니랜드를 간 기억이없어.."

친구의 미소가 살짝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 그녀석 나름의 태연함을 나타내기 위함이리라.

"그래? 음.. 뭐 친구랑 갔나보지. 너랑 무조건 디즈니랜드 가야되는것도 아니고말야.."

나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훨씬 더 활짝.

"남자랑 갔더라고.. 셀카를 찍었던데? 남자랑 내 여친이랑. 아주 꼬옥 붙어서 말이야. 당연히 난 그 남자애 얼굴을 기억했지. 근데 그 얼굴이 누군지 알어?"

그 녀석한테 물었다. 그 녀석이 살짝 머금고 있던 미소는 점점 사라졌고 오징어를 씹던 입은 점점 느려졌다.

"누구였는데?"

활짝 지어보였던 억지 미소를 감춰두고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이 순간에는 가장 어울리는 표정을 지어보여야만했다.

"너."

그렇다. 내 10년 친구는 나 몰래 내 여자친구와 사귀고있었다. 모든 믿음과 신뢰를 주었던 내 친구가 내 여자친구와 사귀고있었다. 그렇게 믿었던 새끼가 날 배신했다.

내 앞에있는 그 새낄 쳐다보았다. 점점 사라졌던 미소는 아예 사라지고 없었고 눈빛은 포장마차의 빛과함께 매우 흔들리고있었다.

"자... 잘못 본거아냐? 너 여자친구 친오빠라든지.. 아님 뭐.."

"내 여자친구는 친오빠같은거 없어."

옆에 있던 소주를 들고 그 새끼 잔에다 부었다. 손이 떨렸다. 내가 잘못한게 아닌데도 손이 떨렸다.

"또 있어"

소주를 제자리에 두고 말을 이어갔다.

"이주전인가 일주일전에 너 나랑 길에서 우연히 만난적있지?"

"으...응"

"그때 너 내가 어디가냐고 물었는데 피시방 간다했지? 근데 너한테서 피시방에 가면 맨날 나던 담배냄새가 안나더라?"

"그때 그냥 다른 피시방으로 가서.."

"닥쳐. 개소리하지마."

그 때를 생각하니 치가 떨려왔다. 손이 저절로 꽉 지어졌다.

"너한테서 담배냄새 대신 향기가 났어. 씨발! 내가 내 여자친구 생일 선물로 준 향수의 향기가 났다고! 너한테서!!!"

감정이 격해져 순간적으로 큰소리가 나와버렸다. 주변사람 몇 명이 우리쪽을 쳐다보았다. 무시했다. 지금의 나는 다른 걸 신경쓸만한 머리 상황이 아니였다. 너무 화가났고 그 새끼와 엉겨 붙어있는 내 여자친구 모습이 내 머리속에 갑자기 들어왔다.

숨이 거칠어졌다. 앞에 있던 소주 한잔을 들이키고 심호흡을 한다음 다시 그 새끼에게 말을 걸었다.

"향기가 얼마나 강하던지 얼마나 엉겨붙어서 별 지랄을 떨었는지 예상이 가더군."

알코올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서 그 새끼와 여자친구의 엉겨붙는 모습을 점점 더 선명하게, 더 강렬하게 만들었다.

씨발. 씨발. 씨발.

"말해봐. 씨발. 왜! 왜 그랬는지. 왜! 나한테 왜!!!!"

그 새끼는 아무 표정없이 날 쳐다보았다. 무표정인 그 새끼의 표정은 날 더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성의 끈이 끊어질려던 찰나 갑자기 그 새끼가 말을 했다.

"이유면 나와 그녀가 사랑에 빠졌으니까?"

그 너무 여유로운 말은 나의 이성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리게 했고 나는 진심으로 돌아버렸다. 그 새낄 죽이고싶었다. 때리고싶었다. 손은 점점 더 심하게 떨려왔고 내 눈은 완전히 돌아버리기 일보직적인 되어버렸다.

"그.. 그게 할소리야? 10년 친구의 여자친구를 뺏어놓고? 이유가 사랑에 빠졌으니까? 개새끼야? 씨발!! 너를 믿었는데!! 난 너를 믿고 소개시켜줬는데! 너가 어떻게 그럴수있어! 어떻게!!!!!!!"

"닥쳐!!! 그게 맞는 이유니까 말한거지! 넌 씨발 맨날 여자들하고 놀아나잖아! 주변에 여자가 넘치잖아!! 넌 맨날 여자를 소개받고 몇 개월도 안가 깨지잖아! 항상 그런식이였잖아!!!!!! 근데 씨발 나는 봐! 나는 소개 한번 못받아봤고 여자는 주변에 더더욱 없어. 씨발! 여자 한번 못 사겨봤다고."

"그래서 뭐? 그걸로 정당화 되? 니가 내 여자친구를 뺏.."

"어차피 곧 헤어질꺼잖아! 어차피 좋아하지도않잖아! 그냥 소개 받았으니까 사귀는거잖아!!!! 씨발 난 널 10년동안 봐왔어. 넌 결국 그런 애란걸 나는 존나 잘안다고 씨발새끼야! 너는 겉치레로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뿐이잖아!"

감정에 휩싸이던 내 몸이, 분노로 인해 떨리던 내 몸이 그 녀석 말 한마디에 갑자기 멈췄다.

무슨 말을 하는거지?

"난 널 잘알아. 10년동안 봐왔으니까. 넌 눈빛이 달라. 진짜와 가짜의 눈빛이 다르다고. 씨발. 그녀를 봤을때 니 눈빛은 10년동안 봐오면서 느끼던 그 눈빛과 똑같했어."

아니야. 난 아니야. 그런게 아니야.

그 녀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참아왔던 말을 모두 내뱉었다는 듯이. 담고있던 모든걸 풀었다는 듯한 한숨이었다.

내 가슴은 아직도 뛰고있었고 내 마음은 아니라고 외치고있었다.

"지루한 눈빛. 또 이거냐는 듯한 눈빛. 어쩔수없다는 듯한 눈빛. 씨발새끼. 안 좋아하면 사귀지를 마. 그 개 같은 눈빛 보기싫으니까. 넌 겉치레였을지는 몰라도 난 진심이야. 그녀도 나도 진심이라고."

침을 삼켰다. 아무말도 안나왔다. 아니, 못나왔다. 그녀석의 말을 듣기싫었다. 분노로 일그러지던 나의 몸은 풀어져버렸고 어느새 나는 아니라고만 하고있었다. 부정하고있었다.

"아니야. 난.. 난"

"아니라고 하지마!! 맞으니까... 피하지마. 개새끼야. 그냥 예전처럼 똑같이 이제 그녀랑 헤어져."

아니라고 계속 부정했지만 내 맘속 한켠은 무시하지마라고 외치고있었다. 그리고 그 외침은 그 녀석 때문에 점점 커지더니 결국 내 머릿속을 삼켜버렸다. 그 사실을 무시하지마라고. 넌 그냥 겉치레라고.

그렇다. 나는 진심이 없었었다. 소개를 받으면 나는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여자에 대한 배려심에 어쩔수 없이 사귄적이 많았다. 이번 것도 그랬다. 이러면 안된다는걸 난 너무 잘알았지만 애써 무시해왔다. 왜 무시해왔을까? 돌아보기 싫어서? 과거의 나도 똑같아서? 변화시키기 싫어서? 귀찮아서?

내가 그렇게 화를 낸것도 여자친구가 아까워서가 아니였다. 10년 친구의 배신이 너무 화가났기때문이었다.

그래. 난 쓰레기였다.

술에 정신이 취한 척 나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밖에는 나도 모르는사이 비가 내리고있었다. 그녀석은 날 계속 째려보다가 결국엔 나를 따라 일어섰고 나와 그 녀석은 아무말 없이 포장마차를 나와 걸었다.

걷고 계속 걷고 계속 걸었다. 아무런 말없이 계속 걸었다.

큰길 신호등 앞에서 나는 멈췄다. 항상 그녀석이랑 포장마차에서 술을 다 마시고 나오면 마지막으로 배웅했던 그 곳이였다.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었고 나와 그 녀석은 동시에 앞으로 갔다. 세발자국 걸었을까. 나는 멈췄다. 그녀석도 나를 보더니 갑자기 뭠췄다. 날 보기 힘든지 몸과 고개를 나에게서 완전히 돌렸다. 마음까지도 돌렸으리라.

비는 계속 내 옷을 젖게 만들었고 안경은 이미 빗방울이 너무 많이 맺혀 앞을 보기 힘들었다. 씨발. 욕이 나왔다. 난 왜 지경이되도 이런것에 신경을 쓰는것인가. 빨리 말을 해야된다. 미안하다고 차라리, 그게 더 낫다.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제발! 미안하다고 말해!

"가라."

내 뱉은 말은 정반대의 말이었다.

어느새 빨간불로 바뀌었는지 뒤에 차가 계속 경적을 울렸고 옆으로 버스가 급작스럽게 지나갔다. 그치만 움직일수없었다. 말을 해야만했다. 그 쉬운 다섯글자를 말해야만했다.

"가라... 다음에 만날땐....적이다."

씨발!!

씨발.

씨발.......

그렇게 난 10년 친구와 여자친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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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till have not forgotten sewol f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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